지난해 중국 판매량 1위를 기록했던 애플이 올해 현지 제조사들에게 밀리며 4위로 3계단 추락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 소비’에 힘입어 화웨이는 매출이 급증하고 있어 사실상 아이폰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5일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를 인용해 올해 첫 6주동안 중국에서 애플 아이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판매량 순위는 비보와 화웨이, 아너 등 현지 제조사에 밀려 4위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애플은 지난해 시장 조사기관 IDC 집계 기준으로 중국에서 사상 처음 연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중국 제조사들에 밀려 고전하는 흐름을 보였다. 연초부터 2월 중순까지 중국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비보와 아너, 샤오미와 오포 등 대부분의 현지 기업들도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세를 나타냈다.
반면 화웨이는 같은 기간 스마트폰 판매이 64% 급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화웨이가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메이트60 시리즈의 수요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하면서 공격적으로 마케팅도 강화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메이트60 프로는 화웨이가 설계하고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가 제조한 7나노 미세공정 프로세서가 탑재된 첫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해당 제품은 이를 극복하고 이뤄낸 성과로 주목을 받았다. 이에 중국 소비자들이 ‘애국 소비’ 운동의 일환으로 해당 제품을 구매하며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판매량이 부진한 애플은 최근 이례적으로 중국 공식 온라인스토어에서 아이폰 판매가격을 낮추는 할인 행사를 시작했지만 수요를 방어하는 데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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