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찰이 뮌헨에서 원정 응원을 벌이다가 ‘파시스트 경례’를 한 이탈리아 프로축구 라치오 팬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dpa통신이 6일 보도했다.
통신은 라치오 팬들이 지난 4일 뮌헨의 한 맥줏집 호프브로이하우스에서 파시스트 경례를 했다고 전했다. 파시스트 경례는 이탈리아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 정권 당시 널리 쓰였던 경례로, 손바닥을 아래로 하고 오른팔을 비스듬히 올려 뻗어서 한다. 이들은 노래를 부르며 무솔리니를 칭하는 말인 ‘두체(Duce)’도 반복했다.
이들은 5일 열린 라치오와 바이에른 뮌헨의 UEFA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응원하기 위해 뮌헨을 찾았다. 뮌헨 경찰은 현장에서 라치오 팬 한 명이 이른바 ‘히틀러 경례’를 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현재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파시스트 경례와 비슷한 형태의 히틀러 경례는 독일에서 형사처벌 대상으로, 경찰은 18세 이탈리아 관광객 용의자를 체포한 뒤 보석금 수백만원을 받고 풀어줬다.
문제가 벌어진 뮌헨의 맥줏집 호프브로이하우스도 1920년 2월 아돌프 히틀러가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NSDAP·나치) 창당을 선언한 곳이라는 점에서 뒷말을 낳았다. 호프브로이하우스는 성명을 내고 “손님들이 파시스트 노래를 부르는 걸 알지 못했고 그런 제스처를 취한 것도 몰랐다”며 “알았다면 당연히 조치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라치오 일부 팬들은 극우주의·인종주의 성향을 종종 서슴없이 드러내 문제가 되곤 했다. 이들은 2019년 영국 글래스고 시내에서 파시스트 경례를 하며 행진하는가 하면 2017년에는 안네 프랑크가 더비 라이벌 AS로마 유니폼을 입은 합성사진을 경기장에 내걸었다. 지난해 3월엔 한 팬이 경기장에서 ‘히틀러손(Hitlerson·히틀러의 아들)’이라는 이름과 ‘히틀러 만세’를 뜻하는 88을 등번호로 새긴 유니폼을 입었다가 구단으로부터 영구 출입금지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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