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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사외이사 평가 자화자찬…이사회선 '찬성' 몰표

지난해 내부평가로 최고점수 부여





‘거수기’ 비판을 받는 금융지주 사외이사에 대한 부정 여론이 거세지만 사외이사 내부 평가는 자화자찬 일색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평가 없이 사외이사들끼리 상호평가를 하는 시스템 탓에 객관성을 갖추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9일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공개한 2023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재임하고 있는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0명은 전원 ‘최고 수준’ ‘최우수’ 등의 평가를 받았다. 지주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전문성·기여도 등의 지표를 평가한 결과다. 사외이사별 평가 총평은 “최고 수준의 전문가 면모를 보여줬다” “탁월한 리더십을 갖췄다”와 같은 문구들로 도배됐다.

4대 금융지주은 모두 사외이사 평가 방식이 자기 평가와 동료 평가 방식이다. 사외이사 스스로에게 점수를 주고 다른 사외이사의 활동도 평가하는 식이다. 이사회 사무국이나 직원 평가를 진행하는 곳도 있지만 이사 간 상호 평가 비중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평가 주체부터 객관성을 갖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편향적인 평가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찾아보기 힘들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외부 평가를 실시하지 않는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할 공신력 있는 외부 평가 기관이 없고 내부 자료 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일각에서는 금융지주들이 사외이사들이 소속된 기관에 집행되는 기부금 때문에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주들은 사외이사가 소속된 대학이나 학회에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십억 원의 기부금을 낸다. KB금융은 오규택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가 회원으로 있는 학회 3곳(한국재무학회·한국파생상품학회·한국증권학회)에 지난해 총 1억7500만 원을 기부했고, 신한금융은 같은기간 윤재원 사외이사가 속한 홍익대와 한국회계기준원에 각각 14억 원, 2억 원을 기부했다.

업권에서는 사외이사들이 객관성을 잃으면서 거수기 오명을 벗지 못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열린 이들 금융지주 이사회에 올라온 의결 안건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사외이사는 한 명도 없었다. 경영 실적, 리스크 관리 등 이사회에 보고된 안건도 대부분 ‘특이 의견 없음’으로 무사 통과됐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올해 여성 인사가 대거 발굴되고, 권위 있는 금융계 인사들이 자리를 채웠지만 아쉽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며 “이사회 귄위를 높이기 위해선 외부 평가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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