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 산유국들을 대표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서방 국가들의 시각을 주로 반영하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향후 석유 수요 전망치가 크게 엇갈렸다. 이 와중에 국제유가는 4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12일(현지 시각)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OPEC은 2024년 글로벌 석유 수요를 하루 225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하루 185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의 전망을 유지한 것이다.
OPEC은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기존의 2.7%에 비해 소폭 높였다.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경우 석유 수요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내년 전망치는 2.9%로, 종전치를 유지했다.
이에 비해 IEA는 올해 글로벌 석유 수요를 OPEC의 예측보다 103만 배럴이나 적은 하루 122만 배럴 증가로 예상한다. 두 기관의 예측치 격차는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크다.
이같은 격차가 생긴 데에는 최근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각국의 정치 상황 등에 대한 시각차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OPEC은 “각국의 정치 상황이나 지정학적 변동이 성장 동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OPEC은 석유 사용량이 향후 20년 동안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는 반면 IEA는 전 세계가 청정에너지로 전환함에 따라 오는 2030년에 석유 사용량이 정점에 이른 뒤 이후에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두 기관은 이런 예측치와 석유 산업 투자 문제 등 관련 사안에서 갈등을 빚어왔다.
OPEC 보고서는 또 1월부터 OPEC 국가 및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 플러스(OPEC+) 협의체의 자발적 감산에도 불구하고 나이지리아와 리비아 등의 증산 때문에 2월 OPEC 산유량은 하루 20만3000 배럴 증가한 2657만 배럴이었다고 밝혔다.
EIA는 올해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량은 감소하는 반면 수요는 사상 최고치로 증가할 것이라는 보고서도 내놨다. EIA는 지난 2월 천연가스 가격이 3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후 여러 생산업체가 시추 활동을 축소함에 따라 가스 생산이 2023년 하루 1037억9000만 입방피트(bcfd)에서 2024년 1033억5000만 입방피트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1044억3000만 입방피트로 다시 증가할 것으로 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