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의 남산 자유센터가 2026년까지 ‘국립공연예술창작센터(가칭)’로 리모델링 된다. 이 센터와 인근의 국립극장 등을 합쳐 ‘남산공연예술벨트’라는 한국 공연예술 중심지로 조성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이러한 내용의 ‘남산공연예술벨트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국립공연예술창작센터를 만들기 위해 자유센터 건물을 소유한 (사)한국자유총연맹과 공연예술 발전을 위해 협력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이날 협약식을 마친 후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자유센터는 국립극장과 연계해서 공연예술을 확산시킬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강석호 자유총연맹 총재는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자유센터를) 공유하는 것을 영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문체부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자유센터 건물은 일반 기업·단체들이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데 문체부는 이를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임차할 계획이다. 자유센터 건물 총 2618평과 대지 1720평을 활용해 연습실과 공연장, 무대장치 분류센터를 만들고 이를 다양한 분야의 공연단체에 제공해 공연작품의 기획부터 창·제작, 유통, 소비까지 이어지는 공연예술산업의 거점으로 마련한다.
이번 업무협약에는 ▲자유센터를 문화예술공간으로 사용하도록 장기 임차(20년)하고 ▲자유센터 시설 활용성 증대를 위해 상호 협력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자유센터는 1960년대 한국 건축을 대표하는 기념비적인 건축물이기도 한 데 현대 건축 1세대로 평가받는 김수근 건축가의 초기작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도심에 위치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던 자유센터는 지난해말 유인촌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자유센터와 도로 하나를 두고 떨어져 있는 국립극장 강화안도 내놓았다. 지난 2010년 독립 법인화해 국립극장에서 나갔던 ‘국립극단’을 다시 국립극장으로 이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문체부 측은 “국립극단이 ‘남산공연예술벨트’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기대했다. 앞서 연극계도 국립극단의 국립극장으로의 이전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국립극단은 앞으로 국립극장의 대표 선수로 활동하며 남산 일대 공연창작의 구심점이 돼 민간이 제작하기 어려운 실험적이고 예술적이며 대규모의 다양한 연극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국립극단은 국립극장으로 이전하더라도 지금과 같이 재단법인으로 운영한다.
문체부는 ‘남산공연예술벨트’ 외에도 장기적으로 서울의 중심인 명동, 정동, 서계동 등 도심 한가운데에 복합문화공간을 연이어 조성, 개선해 공연예술산업 전반을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서계동 복합문화공간은 공연장과 연습실, 복합문화시설 등을 포함해 2028년까지 들어설 예정이다.
또 2028년 완공을 목표로 공연장과 편의시설을 늘리기 위한 재건축을 준비하고 있는 국립정동극장과, 명동 한가운데 있는 명동예술극장은 더욱 많은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이 찾을 수 있는 공연장으로 활성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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