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회사 매각을 추진할 때 HDC현대산업개발(294870)로부터 받은 2000억 원 상당의 계약금 소유권이 자사에 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2심 법원도 아시아나항공의 손을 들어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판결문을 검토한 후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고법 민사16부(김인겸 이양희 김규동 부장판사)는 21일 아시아나항공·금호건설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낸 질권(담보) 소멸 통지·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재판부는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재협의를 요구한 것은 이행 거절에 해당하며 이를 이유로 한 아시아나항공 등의 인수계약 해제는 적법하다"면서 아시아나항공·금호건설이 현산·미래에셋으로부터 받은 계약금 2500억 원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아시아나항공 등의 재무·영업상태가 크게 악화한 것에 대해서도 "코로나19에 따른 '천재지변'이라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며 "2019년 말 상황은 회계정책 등에 기인한 것으로 역시 예외 사유"라고 판단했다. 이어 "당시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운송 비중을 확대하는 조치를 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여객운송 수요 급감에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로, 이를 통해 양측에 중대하게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아시아나항공이 가져가는 액수가 일반적인 도덕관념에 어긋나 무효라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장에 대해 "액수가 고액이긴 하지만 총인수대금의 규모, 거래 무산에 따른 아시아나항공의 유무형 손해 등까지 고려하면 과도하게 무겁다고 볼 수 없다"며 "인수계약에는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을 것', '상당하고 합리적인 금액임을 인정한다'고 기재돼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9년 11월 HDC현대산업개발은 총 2조 5000억 원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을 맺고 아시아나항공에 2177억 원, 금호건설에 323억 원 등 총 총인수대금의 10%인 2500억 원을 계약금으로 지불했다. 이후 코로나19가 발생하자 HDC현대산업개발은 재실사를 요구했으나,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금호산업 등은 이를 거부했고 계약은 2020년 9월 최종 무산됐다.
선고 뒤 HDC현대산업개발은 2심 판결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과정 중 매도인 측의 귀책으로 발생한 부정적 영향이 판결에 충분히 반영 되지 않은 점에 대해 유감”이라며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후 상고하는 등 주주와 이해관계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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