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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불 투자로 200배 대박…레딧 상장의 최고 승자는 누구

보그·뉴요커 등 발행하는 '잡지 왕국' 콩데나스트

2006년 단돈 천만불에 레딧 인수, 18년만에 200배↑

레딧 이용자인 '레디트'들도 레딧 상장 승자로 꼽혀

'개미들의 놀이터' 레딧, 진정한 투자자들의 놀이터로

북미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이 2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했다. 레딧의 CEO 스티브 허프먼과 레딧의 마스코트 스누(Snoo)가 뉴욕거래소의 오프닝벨을 울린 후 포옹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북미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 기업 ‘레딧’의 주가가 미국 뉴욕증시 상장 첫날 50% 가까이 폭등하면서 주요 주주들이 돈방석에 앉았다. 특히 레딧이 개설된 지 18개월 만인 2006년 단돈 1000만 달러를 투자해 레딧을 인수했던 글로벌 미디어 그룹 ‘콩데나스트’는 200배가 넘는 ‘대박’을 터뜨렸다.

21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레딧은 이날 상장가인 주당 34달러 대비 48.4% 급등한 50.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공모가보다 38% 높은 47달러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57.8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레딧의 성공적인 데뷔 덕에 주요 주주들은 최대 200배의 수익률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06년 1000만 달러로 레딧을 인수했던 콩데나스트가 주목받는다. 콩데나스트는 1909년 창립된 미국 미디어 기업으로 ‘보그’ ‘뉴요커’ 등의 유력 잡지를 발행하고 있다. 뉴하우스 가문이 가족 경영 체제로 꾸려가는 이 기업은 ‘잡지 왕국’으로 불리며 미디어 시장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으로도 꼽힌다. 하지만 최근 레거시 미디어의 쇠락 속에서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레딧을 골라낸 뉴하우스 가문의 선견지명이 빛을 발하게 된 셈이다.

콩데나스트는 인수한 레딧을 2011년 분사했다. 뉴하우스 가문은 그룹의 지주사 격인 비상장기업 어드밴스퍼블리셔스를 통해 레딧을 지배하고 있다. 레딧은 2011년 이후 약 13억 달러의 벤처 투자를 받았고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 2년 만인 이날 상장에 성공한 레딧은 한때 100억 달러까지 평가받았던 기업가치에는 못 미치는 64억 달러 가치로 증시에 데뷔했지만 이날 주가가 50% 가까이 오르며 기업가치가 95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어드밴스는 레딧의 지분 30% 이상을 보유하며 상장가 기준 약 14억 달러(약 1조 8729억 원), 이날 종가 기준 20억 달러(약 2조 6756억 원)어치의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18년 만에 200배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뉴하우스 가문의 투자를 두고 “맨손으로 시작해 미국 내 손꼽히는 거대 미디어 왕국을 만든 창업자의 전략이 연상된다”고 논평했다. 창업자 새뮤얼 어빙 뉴하우스는 1922년 어드밴스를 설립한 후 경영난을 겪고 있는 신문사를 사들이고 1959년 거물 출판사인 콩데나스트를 인수하며 지금의 미디어 왕국을 완성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AFP연합뉴스


이 밖에도 중국의 텐센트(지분율 11%)와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레딧 투자로 대박을 낸 투자자로 꼽힌다. 이날 주가 급등으로 올트먼이 보유한 이 회사의 주식 가치는 2억 달러에서 6억 1300만 달러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올트먼은 2014년 5000만 달러 규모의 레딧 펀딩을 주도하고 2021년까지 레딧의 이사회 멤버를 지내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다만 이들의 보유 지분은 6개월간 매각할 수 없는 보호예수가 적용된다.

이날 증시의 또 다른 승자는 레딧의 초기 이용자들이 꼽힌다. 레딧은 올해 1월 1일 이전 계정을 연 레딧 사용자와 회사 임원진, 임직원 가족 등을 위해 176만 주를 별도 배정했다. 이 주식에는 보호예수 기간이 적용되지 않아 해당 주식을 배정받은 주주들은 거래 개시 당일부터 주식을 사고 팔았다. 수 만 명에 이르는 이들 ‘레디트’들은 장중 57달러까지 치솟은 초기 랠리 당시 주식을 매각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게임스톱 등 각종 밈 주식의 유행을 이끌며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놀이터’로 불리던 레딧이 21일 진정한 투자자들의 놀이터가 됐다”고 논평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레딧의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말도 나온다. 레딧이 설립된 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레딧은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종가 대비 소폭 하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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