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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데이터 학습과 예술창작 [아트씽 칼럼]

[이혜민 큐레이터의 AI×ART 디지털 뉴노멀]

확장 중인 AI…거짓정보·할루시네이션 문제 불구

생성 AI의 등장으로 예술창작 매체의 새로운 국면

'Garbage in, garbage out’은 저품질의 한정된 데이터 학습으로 인해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내는 결과물 또한 저품질로 전락함을 풍자한다. /이미지출처=데비안트




2022년 11월 30일, 오픈AI가 공개한 챗GPT는 첫 주에만 100만명 이상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이용자수가 증가한 웹 앱으로 기록됐다. 연일 이어진 관련 보도만으로도 인공지능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던 사람들까지 검색창에 챗GPT를 검색해 일상적인 대화 한번은 해봤을 정도로 텍스트 기반의 단순한 사용법은 그 인기를 더 끌어올렸다. ‘세종대왕의 맥북 던짐 사건’으로 유명해진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사실이 아닌 내용을 마치 사실처럼 답변하는 일종의 ‘환각’ 현상)이나 부정확한 정보제공 등 신뢰도와 관련된 여러 문제점이 말끔히 해소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보다 정확한 결과물을 얻기 위한 방법, 학업 및 업무에 활용하는 방법 등 지속적으로 연구·공유·확장되는 중이다.



이러한 현상은 2009년 11월 28일 아이폰 국내 상륙 이후 빠르게 펼쳐진 거대한 변화를 떠올리게 한다. 애플 아이폰은 단순히 새로운 기기의 등장이 아닌 휴대전화와 인터넷 사용 패턴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킴과 동시에 당시 생소한 개념이었던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앱)을 순식간에 필수도구로 만들었다. 아이폰이 쏘아 올린 스마트폰 전쟁은 미술계에도 빠른 변화를 불러일으켰는데, 단적인 예로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전시장에서 오디오 가이드 기기를 대여할 필요 없이 앱만 다운로드하면 무료로 작품 설명을 보거나 들을 수 있게 된 것을 들 수 있다. 이제는 공공미술관, 사립미술관, 예술 전문 플랫폼 할 것 없이 자체 앱을 개발해 더 많은 다운로드와 사용자를 잡기위한 다양한 이벤트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앱은 양질의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홍보, 마케팅 수단으로서도 톡톡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제이슨 앨런이 미드저니로 생성한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은 2022년 8월 콜로라도주 박람회 미술대회에서 디지털 아트 부문 1위를 수상하며 AI 창작물에 대한 논란의 불을 지폈다.




아이폰으로 시작된 스마트폰 생태계가 예술을 소비하는 방식에 대한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면, 생성 인공지능의 등장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방법, 즉 미디엄(medium·매체)에 대해 전에 없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프롬프트(prompt·명령어)를 입력하면 순식간에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이미지 생성 AI 미드저니(Midjourney)는 2022년 8월 콜로라도주 박람회 미술대회의 디지털 아트 부문에서 제이슨 엘런이 미드저니로 생성한 결과물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으로 1등을 수상하면서 화제와 논란의 중심이 됐다.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과 같은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은 대규모 데이터 학습을 통해 눈부신 성장을 이룬 것은 분명했지만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문제로 결국 지난해 1월 미국 연방법원에 저작권 위반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이처럼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셋의 저작권 침해 문제는 미국을 넘어 영국 등 앞으로도 전 세계적인 집단 소송문제로 번질 우려가 있는 만큼, 지난 10월 새롭게 선보인 어도비의 이미지 생성AI 파이어플라이(Firefly)는 자체 보유한 콘텐츠와 저작권 만료 콘텐츠 등을 학습해 저작권 문제없이 사용 가능한 것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다. 하지만 저작권 문제에서 벗어났을지언정 한정된 데이터 학습으로 인한 결과물의 저품질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Garbage in, garbage out(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이라는 말처럼, 인공지능과 데이터의 관계는 서로 종속돼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도화된 알고리즘만큼이나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로운 고품질의 학습 데이터셋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까닭은 저품질의 결과는 무의미한 동시에 무용(無用)하다는 것을 이미 앞선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불과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생성AI가 주도한 여러 분야의 변화는 실로 빠르게 증식되고 있다. 특히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져온 예술창작 분야에 대한 인공지능의 침식(侵蝕)은 이제 시작이다. /이혜민 큐레이터

이혜민 큐레이터는 미술 전시기획과 홍보 마케팅 전문가다. 서울시립미술관,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모네전, 반 고흐전, 르누아르전, 고갱전, 모딜리아니전 등 대규모 회고전을 맡았고, 이후 K현대미술관 큐레이터, 일민미술관 선임 홍보담당으로 근무했다. 팬데믹 기간동안 인공지능분야 전문강사로 활동하며 AI를 활용한 예술교육 등 융복합적 강의와 글쓰기로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백상경제연구원 미술정책연구소 부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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