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의회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법안이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의회 상원과 왕실 승인을 받게 되면 태국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처음으로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국가가 된다.
27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동성 간 결혼 허용을 골자로 하는 ‘결혼평등법’이 400표의 찬성을 받아 통과됐다. 총 500명으로 구성된 하원 중 반대표는 10표에 그쳤다. 이 법안은 기존 결혼의 구성을 ‘남자와 여자’에서 ‘두 개인’으로 변경하는 등 내용을 담았다.
법안은 향후 상원과 왕실 승인 과정을 거친 뒤 120일 후 효력을 얻는다. 발효되면 18세 이상의 동성 파트너의 결혼 등록과 상속, 세금 공제, 자녀 입양 등의 권리를 인정한다.
올해 말 법안 개정 절차는 완료될 것으로 외신들은 예상한다. 이렇게 되면 동남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국가가 될 전망이다. 아시아에서는 앞서 대만, 네팔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태국은 동성애자와 성전환자 등 성소수자(LGBTQ)의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나라로 평가받는다. 이에 정부는 관련 법 개정을 통해 2015년부터 LGBTQ들을 차별로 보호하려는 시도들 해왔지만 결혼과 관련한 부분은 진척되지 못했다. 2021년 태국의 헌법재판소는 결혼을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만 인정하는 법률을 인정하기도 했다.
태국 정부는 LGBTQ 행사를 후원하며 세계 각국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태국 관광 홍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에 이번 법률 개정으로 관광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정부 측은 내다본다. 관광산업은 태국 국가 경제의 약 12% 수준을 차지한다. 이 중 LGBTQ와 관련한 관광은 지난 2019년 약 65억 달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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