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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규모 ‘90% 정확도’로 파악하는 알고리즘…韓 의사가 개발

■김태정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팀

건보공단 보험청구자료 기반 알고리즘 설계

심뇌혈관질환 감시 시스템 구축 기반 마련

이미지투데이




국내 의료진이 치명적인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규모와 추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김태정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와 배희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고려대 의대 의학통계학교실, 대한뇌졸중학회, 대한심장학회, 대한예방의학회와 함께 개발한 알고리즘을 활용해 급성 뇌졸중 및 심근경색의 국내 발생 규모를 약 90%의 정확도로 추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김태정(왼쪽) 서울대병원 교수, 배희준 분당서울대병원 교수(前심뇌혈관관리 중앙지원단장). 사진 제공=각 병원


국내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히는 심뇌혈관질환은 적절한 예방·관리와 치료 시기가 생존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신속한 ‘진단-이송-치료’가 가능한 의료체계를 수립하는 게 핵심인데 이 과정에 필요한 근거 확보가 제한적이었다. 국제질병분류(ICD) 코드에 기반한 기존 질병 식별 체계만으로 급성기와 만성기 구분이 모호하고 특히 뇌졸중은 정확한 환자 규모를 파악하는 것조차 어려웠던 실정이다.

연구팀은 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전 임상과정에서 발생한 ‘보험청구 자료’를 활용해 뇌졸중 및 심근경색의 발생을 보다 정확히 식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뇌졸중 및 심근경색 ICD 코드를 받았던 의료기록을 초급성기 치료,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촬영(MRI)·뇌혈관조영술(TFCA)·관상동맥조영술(CAG) 검사 실시 여부, 입원 일수, 병원 내 사망 여부 등에 따라 분석해 실제 질병 발생 여부를 식별하도록 설계된 알고리즘이다. 예를 들어 뇌졸중 관련 ICD 코드인 I160-I164가 있더라도 초급성기 치료와 입원 중 급성기 치료를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 ‘음성’으로 분류해 급성 뇌졸중 발생 건수 집계에서 제외한다.



급성 뇌졸중(A) 및 급성 심근경색(B) 발생 추정 알고리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전국 6개 지역 18개 의료기관에서 수집한 의료기록 2200건을 대상으로 정확도를 평가한 결과 급성 뇌졸중에 대한 알고리즘의 민감도는 94%, 특이도는 88%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급성 심근경색에 대한 알고리즘의 민감도는 98%, 특이도는 90%에 달했다. 알고리즘으로 추정한 2018년 급성 뇌졸중 발생 건수는 연간 15만837건으로 급성 심근경색 4만519건보다 4배 가량 많았다. 이는 2019년 이전 연구들에서 보고됐던 급성 뇌졸중(최대 13만25건) 및 급성 심근경색(최대 2만5531건) 발생건수를 상회하는 수치다.

연구팀은 고령화 및 생활습관의 서구화로 위험요인을 가진 인구가 늘어나며 심뇌혈관질환 발생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연구기간이 단축되고 병원 출입이 제한돼 충분한 의료기록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뇌졸중 및 심근경색 발생 통계를 추정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알고리즘의 분석 결과는 향후 국가 차원의 심뇌혈관질환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알고리즘 분석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더욱 높이려면 자료 수집을 간소화하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충분한 시간 동안 더 많은 병원의 사례를 조사해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조정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병원 심뇌혈관관리중앙지원단을 중심으로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진행됐다. 질병관리청이 발간하는 공중보건 분야 국제학술지 ‘오송 PHRP’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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