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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다고 정치 잘 못 하나요…'젊치인'이 구태정치 바꾸죠"

◆'젊치인' 키우는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2021년 비영리 사단법인 창립

지방의원 40명 배출, 총선 51명 도전

초저출산, 청년 살기 힘들다는 아우성

청년 경험·가치로 사회문제 해결도

반짝 영입뿐 내부 인재 양성 못 해

유권자 '동원' 아닌 '파트너' 인식을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가 4·10 총선을 앞두고 펼치는 ‘받아라 역공약 캠페인’ 홍보물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호재기자




“정치인은 어느 정도 경륜을 갖춰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죠. 하지만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2030세대가 겪은 것을 경험하지 못한 것도 많아요. 지금의 청년처럼 빡세게 취업 준비를 했나요. 어렵게 취업해서 일해도 내 집을 절대 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험은 또 어떻고요. 사회적 경험이 아닌 정치 경험을 볼까요. 21대 국회의원 가운데 초선 의원 비율이 절반입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초짜’이긴 마찬가지죠.”

정당 밖에서 젊은 정치인을 키우는 비영리 스타트업 ‘뉴웨이즈’의 박혜민(31) 대표는 “젊은 세대가 정치하기엔 이르다는 말은 어리다고 무시하는 것, 잘하지 못할 것이라고 짐작하는 것일 뿐”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뉴웨이즈는 만 39세 이하 젊은 정치인의 도전과 성장을 지원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유권자와 함께 동네 젊치인(젊은 정치인)을 키우는 에이전시’를 표방하며 2021년 2월 출범했다. 선거에 출마할 젊은 예비 정치인을 모집하고 이들에게 정치 학습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한다. 자신을 포함해 4명의 직원 인건비와 운영비는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뉴웨이즈 홈페이지를 보면 스코어(청년 정치인 비율)·드래프트(출마 청년 정치인 모집)·선수(뉴웨이즈 출신 정치인)·빌더(정기 후원자) 같은 스포츠 용어가 많이 눈에 띈다. 3년 전 창립할 때 직관성을 높이고 호기심을 갖도록 착안한 것이라고 한다.

박 대표가 처음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대학 졸업 후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항공사 등 3곳의 직장을 다니다 그만두고 쉴 때 계기가 있었다고 했다. “광역단체장의 잇따른 성추행 사건으로 20대 여성이 정치에서 너무 소외됐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를 대변하는 정치는 없는가라는 의문, 어떻게 정치를 바꿀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지금의 뉴웨이즈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2030세대 유권자 비율은 31%에 이르지만 21대 청년 국회의원 비중은 4.3%에 불과하다”며 “적어도 너무 적어 청년 유권자의 소망과 기대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청년이 정치에 무관심한 탓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거침없이 말을 쏟아냈다. “두 가지 가설이 있다고 봐요. 첫 번째는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엔 너무 바쁘죠. 취업과 결혼, 출산에 이르는 ‘삶의 이행기’는 자신의 이해 관계와 정치를 연결하기엔 버거운 시기입니다. 두 번째는 정치의 효능감이 떨어져요. 2030세대로선 정치가 자신의 삶을 나아지게 만든 것을 경험하지도 못했고 신뢰도 하지 않아요. 정치가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이죠."

박 대표는 “의사결정권자는 다양한 관점과 여러 계층의 목소리를 담아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한다”며 초저출생 현상을 사례로 들며 청년 정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초저출산율과 높은 청년 자살률은 젊은이들이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지표입니다. 2030세대가 겪고 있는 경험과 가치는 이들의 삶을 직접 살아보지 않고서는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그런 문제는 2030세대의 경험을 토대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죠. 정치가 젊어지면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를 기민하고 유연하게 풀 수 있습니다.”



그는 이어 “정치인들이 말로는 청년 정치한다지만 스펙 좋은 인물을 영입할 뿐 정당 내부에서 양성하지는 못한다”며 “영입한 젊은 인재마저도 한두 번 실수하면 팽 당하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또 “스윙보터인 2030 정치인은 구태와 대결, 극단의 정치를 경험하지 않았기에 그런 정치보다 더 나은 장면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1년 7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2030 청년 인재 발굴·양성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이준석(왼쪽부터) 대표, 한기호 사무총장,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정병국 인재영입위원장. 연합뉴스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선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뉴웨이즈가 발굴해 실제 출마시킨 청년 정치인은 전체 후보 가운데 20% 수준인 138명. 그 중 전체 당선자의 10%에 해당하는 40명이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거대 정당을 포함해 8개 정당과 ‘청년 인재 발굴’ 업무협약을 맺은 게 큰 보탬이 됐다. 이번 4월 총선에서도 51명의 청년이 ‘드래트프’를 통해 경기에 출전한다. 3만 명 가까운 온라인 플랫폼 가입자들은 뉴웨이즈 ‘선수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다.

뉴웨이즈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받아라 역공약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선거에 출마한 정치인들이 ‘당선되면 이것 저것 하겠다’고 공약한다는 것에서 착안한 것으로 유권자들이 ‘이러저러한 것 하겠다고 하면 당선시켜 주겠다’는 개념이다. 출마자 698명 전원에게 질문을 던져 이중 176명(25%)이 답변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원장, 이광재 의원 등이 답변을 보내왔다고 했다.

“정치가 달라지려면 정치인과 유권자가 관계 맺는 방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상대편을 심판하고 욕하자. 우리 편 다 모여. 나를 지켜줘. 이런 것은 유권자를 동원하는 나쁜 방식입니다. 좋은 방식은 정치인과 유권자가 파트너가 되는 것입니다. 내 삶이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유권자가 느껴야 하는 것이죠. 그러면 유권자가 정치인에게 힘이 됩니다.”

그는 정치의 미래와 역할에 대해 낙관적이다. “다양한 개인의 영향력을 연결하면 새로운 방식의 권력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유권자의 힘이 모이면 정치인이 권력을 쥐기 위해 해야 하는 행동을 바꿀 수 있습니다. 청년 정치는 그래서 더욱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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