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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윤이나, 21개월만에 288야드 '불꽃타'

◆KLPGA 두산건설 챔피언십 1R

복귀전 2언더…선두와 5타차 19위

티샷 앞두고 '오구 플레이' 사과도

장타전 펼친 황유민 5언더 2위에

방신실 3오버…문정민·박현경 4위

윤이나가 4일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1라운드 1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황유민. 사진 제공=KLPGA


방신실. 사진 제공=KLPGA


제주의 하늘은 흐리고 보슬비까지 내렸다. 을씨년스러운 날씨였지만 1번 홀(파4) 티잉 구역을 가득 메운 많은 갤러리가 옅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장타퀸’ 윤이나(21·하이트진로)가 1년 9개월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복귀 첫 티샷을 앞둔 순간이었다.

4일 제주 서귀포의 테디밸리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We’ve) 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1라운드. 지난해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 1·2위인 방신실(20·KB금융그룹), 황유민(21·롯데)과 같은 조에 묶인 윤이나는 자신의 티샷 차례가 오자 갤러리에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반가움보다는 사과의 의미가 더 짙은 인사였다.

폭발적인 비거리로 주목 받던 윤이나는 2022년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자신의 공이 아닌 공을 치는 오구 플레이를 했다. 룰 위반 약 한 달 뒤에야 늑장 신고하면서 그는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후 징계 기간은 1년 6개월로 감경됐고 이번 대회가 복귀전이다.



이날 장타 3인방의 맞대결로 화제가 된 초장타 전쟁에서 먼저 승기를 잡은 것은 1번 홀 4m 버디를 낚은 황유민이었다. 윤이나는 파를 적었고 방신실은 티샷을 왼쪽 아웃오브바운스(OB) 구역으로 보낸 끝에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전반 9홀 내내 내린 비로 페어웨이가 젖어 티샷의 런(구른 거리)도 없었지만 셋 모두 260야드가 넘는 티샷을 뿜어내며 막상막하의 장타 대결을 벌였다.

1라운드 1번 홀 티잉 구역에 선 윤이나(왼쪽)와 황유민. 사진 제공=KLPGA


특히 윤이나는 9번 홀(파4)에서 티샷이 왼쪽 카트 길에 세워진 카트의 지붕을 맞고 313야드를 날아가 그린 앞에 떨어지는 행운도 얻었다. 그는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마지막 홀에서 288야드나 찍힌 티샷이 왼쪽 귤밭으로 갔지만 이후 멋진 그린 주변 벙커 샷으로 파를 지키는 위기 관리 능력도 뽐냈다.

첫날부터 불꽃이 튄 이들의 장타 전쟁에 평일임에도 포털사이트 중계 동시접속자 수는 2만 명을 훌쩍 넘었다. 18홀 동안 경기를 지켜본 윤이나의 한 팬은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던 순간”이라며 “이렇게 다시 대회장에 나올 수 있어 감격스럽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유민이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솎아내 노승희와 함께 5언더파 공동 2위에 올랐고 윤이나는 지난 겨울 호주에서 함께 훈련한 신지애 등과 2언더파 공동 19위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방신실은 3오버파 공동 94위에 그쳤다. 3년 차 최가빈이 버디만 7개로 7언더파 깜짝 단독 선두에 올랐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윤이나는 “제 잘못으로 상처 받았을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잔디를 밟으며 경기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달을 수 있는 하루였다”고 말했다. 이어 “징계 기간 골프를 계속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었다. 그때마다 도움을 주신 분들은 응원하고 격려해주신 팬 여러분이다.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선수로 살아갈 수 있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개인의 성과보다는 골프 발전을 위해 힘쓰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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