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재직근로자를 대상으로 임금체불 익명제보제를 운영한다. 이 제도가 임금체불 사업장을 적발하기 쉬운데다 피해 근로자가 어려움 없이 직장을 다닐 수 있도록 돕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14일 고용부가 작년 12월 재직자 임금체불 익명제보센터로 접수된 사업장 중 올 1~3월 37개 사업장에 대해 감독한 결과에 따르면 31곳에서 1845명이 임금체불을 겪었다. 이들의 피해 금액은 101억 원에 달한다. 적발 사업장을 보면 중소 제조사업장이 15곳으로 절반을 차지했고 병원, 대학도 포함됐다. A 대학은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근로자 105명의 임금 18억 원을 밀렸다. 고용부는 전체 적발 금액 중 50억 원은 사업주로부터 체불 청산 계획을 받는 등 청산 절차를 진행 중이다. 나머지 51억 원은 고의·상습 체불사업장에서 일어난만큼 해당 사업주에 대한 사법처리를 한다.
고용부는 4~5월에도 익명제보센터를 운영한 뒤 임금체불 의심 사업장에 대한 감독에 나선다. 고용부가 올해도 이 제도를 운영하는 이유는 직장 상황을 잘 아는 재직자가 제보하는 덕분에 위반 사항 적발이 쉽기 때문이다. 특히 고용부는 임금체불 피해자가 밀린 금액을 받은 이후에도 일자리를 잃지 않을 수 있는 효과를 주목한다. 통상 임금체불 사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자율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결과로서 근로자가 퇴직 후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 사측의 잘못으로 인한 임금체불을 당한 근로자가 실직 피해까지 겪는 셈이다. 그동안 노동계는 자신의 신분을 들키거나 사측의 보복이 두려워 임금체불을 신고하지 못하고 감내하는 근로자도 적지 않다고 우려해왔다. 고용부 관계자는 “근로감독과 체불임금 청산이 이뤄져도 사측은 신고자를 알 수 없으니 적극적으로 제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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