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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주4일제…'100:80:100' 룰은 성공할 수 있을까 [World of Work]

근무시간·급여 똑같이 유지하되

주 4일내 집중적 업무 처리해야

과로 악명 높은 나라들 속속 도입

AI, 빌런 아닌 조력자 역할 할 듯

이미지투데이




‘100:80:100'. 근로자가 100% 성과를 유지하되 근로시간은 80%만, 급여는 100% 받는다는 뜻이다. 바로 전세계가 실험 중인 주 4일제의 골자다. 일주일에 4일만 일하고 3일은 휴식을 취하는 꿈의 시나리오는 우리 곁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왔을까. 국내 일부 기업에서 주 6일제 근무를 도입한다는 이야기가 솔솔 들리는 지금, 전세계의 주4일제 실험 현황을 살펴봤다.

◇전세계는 지금 주4일제 실험중

=지난 1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노사정 연합은 싱가포르의 모든 근로자들이 오는 12월 1일부터 고용주들에게 유연한 근무제도를 요청할 수 있는 고용 지침을 마련해 발표했다. 해당 고용 지침에 따르면 싱가포르 근로자들은 주 4일 근무, 더 많은 재택근무 및 시차 근무, 근무 장소의 유연화 등을 고용주들에게 요청할 수 있다.

노사정이 함께 똘똘 뭉쳐 좀 더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고용 지침을 만든 것은 최근 젊은 인재들의 근무 환경 선호와 관련이 깊다.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 직원 10명 중 7명은 설문조사에서 자신의 삶에서 더 나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주 4일 근무를 원한다고 답하는 등 선호하는 근무 환경이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

주4일 근무를 선호하는 싱가포르 직장인들은 게으른 걸까? 그렇지 않다. 싱가포르는 과로로 악명이 높은 나라다. 오죽하면 리셴룽 총리가 20년 전 연설에서 “젊은이들이 일만 하느라 개인의 삶을 돌보지 않는다”고 걱정할 정도였다.

싱가포르 뿐만이 아니다. 영국, 아일랜드 및 호주 뿐 아니라 경직적인 근무환경을 가진 나라로 알려진 일본에서도 적극적으로 주4일 근무 제도를 도입하는 실험 중이다.

특히 영국에서 진행된 '주4일 근무제' 도입 실험이 성공했다는 소식은 미국에도 화두를 던졌다. 앞서 국제 비영리단체 포데이위크글로벌(4 Day Week Global)은 보스턴대, 케임브리지대 등과 함께 영국 내 61개 기업에서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실험을 했는데 상당수 회사에서 직원들의 근무일이 줄었는데도 생산성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은 "폭발적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노동 생산성이 향상된 만큼, 이제는 급여 삭감 없이 주4일제로 이행해 볼 만한 때"라고 말하며 지난 14일(현지시간) 초과근무 수당 지급 기준이 되는 표준 근로시간을 주간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낮추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최근 KPMG CEO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대기업의 거의 3분의 1(30%)이 주 4일 또는 주 4.5일 근무와 같은 새로운 근무 일정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주4일제 도입의 방해꾼은 누구

=찬성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6일제에서 주5일제로 바꿀 때 사회적인 반대가 심했던 것처럼 주4일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미 대표 경제지인 블룸버그는 지난 4일 '주 4일 근무제는 아주 먼 얘기(The Four-Day Work Week is Decades Away)'란 제목의 칼럼을 내보냈다. 해당 칼럼을 작성한 앨리슨 슈래거 맨하탄 연구소 선임위원은 주32시간 근무를 의무화하는 버니 샌더스의 법안은 경제에 해롭다며 단점에 대해 설명했는데 그는 그는 노동집약적인 제조업이나 대면 서비스가 필요한 산업의 경우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수익 감소가 근로자들의 사기 향상에 따른 생산성 향상보다 더 크다고 지적했다.

즉 임금 삭감 없이 주 4일근무제를 시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또 주 4일제가 모든 업종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업종 간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5일동안 처리하던 업무를 4일 안에 처리하기 위해 노동자 개인의 업무 과중 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기업의 행정 부담도 늘어난다는 의견도 있다. 프로젝트 지연에 따른 경제적 비용 증가, 근무 제도 개편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이 한계점으로 꼽힌다.

◇AI, 주당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 줄까

=급여가 삭감되지 않기 위해 한정된 시간 동안 더 많이 일하기. 이는 어쩌면 직장인들에게 부담일지 모른다. 그런 직장인들에게 우군은 있다. 다름아닌 인공지능(AI)이다. AI가 일자리를 뺏는 ‘빌런’이 아니라 4일간 허락된 시간 안에 빠르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업무 속도를 높여주는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억만장자 투자자 스티브 코헨(Steve Cohen)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AI의 출현으로 주 4일 근무제가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코헨은 AI의 도입으로 사람들의 여가 시간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스타트업 골프 리그에 투자한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 금요일에 더 많은 시간을 가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라고 말했다.

AI를 근무환경에 도입하는 것은 실험단계를 넘어 보편화되고 있다. KPMG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CEO의 61%가 직원들에게 생성형 AI를 사용해 일상적인 작업을 자동화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업무량을 관리하도록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집자주> 우리는 하루의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고 ‘일의 기쁨과 실망’ 속에서 몸부림치곤 합니다. 그리고 이는 옆 나라와 옆의 옆 나라 직장인도 매한가지일 겁니다. 먹고 살기 위해선 결코 피할 수 없는 ‘일 하는 삶’에 대해 세계의 직장인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요. 앞으로 매주 토요일 ‘The World of Work’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글로벌 미생들의 관심사를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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