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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 안내판 닦는 문체부 차관…관광 성패는 디테일에 달렸다 [최수문 기자의 트래블로그]

장미란 문체부 차관이 지난 19일 강릉 연곡해변 캠핑장 안내판의 먼지를 물티슈로 닦아내고 있다. 최수문 기자




점자 안내판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지는 시각장애인들이 여기에서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점자 안내판을 비롯해 모든 것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디테일이라는 명제가 다시 떠오른다.

지난 19일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동행해 ‘무장애 관광도시’ 강릉으로 장애인들과 ‘행복 나눔여행’을 하고 있던 중에 일어난 일이다. 무장애 관광지인 강릉시 연곡해변 캠핑장에 안내판에 설치돼 있는데 ‘촉지·음성 종합안내판’이라는 이름도 붙어 있다. 물론 기자는 점자 내용이 어떤지는 모른다. 장 차관이 점자들을 손가락으로 만져보는데 동행한 시각장애인은 오히려 주저한다.

이게 무슨 일인가. 이번주는 황사가 심했다. 동해안 강릉도 마찬가지다. 안내판에 황사가 내려앉은 게 비(非)시각장애인인 기자 눈에도 보였다. 시각장애인들은 잘 보이지 않으니 손에 뭐가 묻는지에 대해 더 걱정한다고 한다. 감촉으로만 알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이날 장 차관이 물티슈를 빌려 안내판을 직접 닦았다.

그리고 동행한 강릉시 관계자에게 잘 관리해주기를 부탁한다. “매일 닦아 주세요.” 시각장애인 대상 시설인데 이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도 없다. 그러고 보니 다른 곳의 점자 안내판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우리가 손으로 만지는 것들은 얼마나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을까.

장애인 뿐만 아니라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관광시설, 이른바 무장애 관광지에는 신경써야 할 것이 더 많다. 비장애인 눈으로는 적당한 것 같지만 장애인이 불편한 것이 많다고 한다. 제대로 만드는 것은 전문가 영역에 속한다. 디테일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펴야 제대로 된 투자 효용을 거둘 수 있다는 말이다.

강릉시는 지난 2022년 국내 첫 ‘무장애 관광도시’로 선정됐고 국내 어느 지역보다 장애인 시설이 완비에 가깝다고 자부한다. 이번에 문체부 차관을 초청해서 장애인 대상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에서도 그런 자부심을 엿볼 수 있다.



강화도의 자전거 전용도로가 시원하게 뻗어 있다. 건설 만큼 중요한 것이 유지 관리다. 최수문 기자


디테일에 신경 써야 하는 비슷한 경우는 다른 지역과 사례에도 있다. 지난달 강화도의 관광지를 점검을 나갔을 때였다. 강화도 해안가로 자전거 전용도로가 정말 잘 돼 있었다. 달리면서 보이는 뷰도 어느 곳에 뒤지지 않았다.

거슬리는 것은 자전거 전용도로에 문득문득 흩어진 쓰레기나 돌들이다. 바로 옆의 일반 자동차도로에서 밀려온 것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이들 물체가 특히 자전거 여행자에게는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주위가 너무 아름다워 한눈 팔다 보면 아차 하는 사이에 자전거가 튕겨나갈 수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잘 만드는 것만 아니라 유지 관리하는 데도 노력과 비용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사고를 유발할 경우 없는 것만 못한 시설이 된다.

일반인들은 주로 주말 등 휴일에 관광지를 방문한다. 문득 둘러보면 쓰레기통 옆에 가득 쌓여 있는 쓰레기를 볼 수 있다. 왜 비우지 않느냐고 하면 사람들이 많이 왔다고 한다. 그런 주말은 평일보다 오히려 청소 담당 인력이 적다. 추가 수당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방문객과 쏟아지는 쓰레기양은 몇 배인 데 인력은 적으니 제대로 청소가 될 리 없다. 당연히 대목인 휴일에 인력 투입을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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