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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신웅 칼럼]우주산업,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곽신웅 국방우주학회장(국민대 교수)

'쥐꼬리' 예산으론 자원 개발까지 다 못해

저궤도 군집위성등 앞선 분야 투자 확대

민간, 정부 의존말고 자본등 해결 나서야

사진 설명




정부가 2045년까지 420조 원 규모의 우주경제를 창출해 글로벌 우주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우주산업 5대 강국이 되겠다는 계획을 올해 초 발표했다.

정부(국방 포함) 우주활동 규모는 2022년 기준 7340억 원 정도며 그나마 글로벌 비중은 1% 미만이다. 정부 우주예산 기준으로는 국가 순위 9위다. 2022년 국내총생산(GDP)의 세계 순위는 13위로 공교롭게도 2022년 기준 보유 군사위성의 순위와 같다.

미국은 스페이스X라는 걸출한 민간기업을 보유하고 있고 지구 전역 항법 시스템(GPS)을 가지고 있으며 정부 우주예산만도 695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은 우주예산이 161억 달러에 이르며 자체 항법 시스템(베이두)을 보유하고 있고 ‘궈왕’과 ‘G60’이라는 저궤도 군집 위성통신망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유럽도 자체 항법 시스템(갈릴레오)을 가지고 있으며 영국 정부가 지분을 보유하고 프랑스의 유텔셋(EutelSat)과 합병한 원웹(OneWeb)이 조만간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자체 항법 시스템(글로나스·Glonass)을 보유한 전통적인 우주강국이다. 인도는 지역 항법 시스템(GAGAN)을 보유하고 있고 2022년 예산이 13억 달러에 달한다. 인도의 예산 규모는 우리나라의 2027년 우주예산(1조 5000억 원)과 유사하다.

2022년 우주예산이 31억 달러인 일본은 우주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예산 외에 별도로 우주기금(9조 원)을 조성했다. 또 중국의 민항기 국산화 성공에 자극을 받아 중단했던 민항기 독자 개발을 재개하기 위해 44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일본 역시 자체 항법 시스템(QZSS)을 이미 가동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이제 겨우 한국형 항법 시스템(KPS) 개발을 시작하고 있다.

뉴 스페이스 시대의 대표 국가인 미국은 민간이 거대한 자본시장을 지지 기반으로 우주로부터의 경제적 이익을 기대하면서 막대한 투자를 직접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한정된 정부 예산과 미약한 벤처캐피털(VC)을 바탕으로 민간의 소규모 자력 투자에 의존하고 있다. 정부의 우주기금도 500억 원을 목표로 하다가 증액해 늘린 것이 1000억 원 수준이다. 우주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는 있지만 내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으로 책정한 금액이 고작 8000억 원이다. 이렇게 미약한 예산으로 우주선진국들이 하는 모든 영역을 다 하려고 하는 것이 현재 우리의 모습이다.



뉴질랜드, 아랍에미리트(UAE), 룩셈부르크도 우주청이 있는데 대한민국에 우주청이 없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얘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들 국가를 들여다보면 뉴질랜드는 소형 로켓 사업만 지원하고 있고 UAE는 우주탐사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소형 위성 등 소형 플랫폼을 활용한 계획에만 집중하고 있다. 룩셈부르크는 유럽우주국(ESA) 분담금 외에는 자체 R&D가 없으며 룩셈부르크 우주청은 우주기업들에 대한 직접적인 재정 투자만 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고 있다.

결국 우주에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다른 분야를 전혀 하지 말자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우주산업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다. 우주자원 확보 등의 우주경제도 있지만 아주 먼 미래의 일이다.

국방우주 분야에서는 이달 8일 425사업(5기의 정찰위성을 쏘아 올리는 사업)의 2차 위성 발사에 성공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저궤도 군집 정찰위성 사업도 미국·중국 다음으로 우리가 앞서 나가고 있다. 안보 및 공공 분야의 정부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우주산업 육성의 마중물 역할이다.

연구기관인 국책연구소가 뉴 스페이스의 선봉이 될 수는 없으며 너무 의존해서도 안 된다. 민간이 스스로 앞장서서 나가야 한다. 위성 및 발사체 제작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기술도 연구소가 가지고 있지 않으며 민간 우주기업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더 이상 정부 R&D 예산, 국내 VC, 코스닥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기술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사업계획서를 가지고 해외 VC와 나스닥을 통해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 10% 달성과 우주 5대 강국을 목표로 한다면 1970~1980년대 정부 주도로 경제성장을 해왔듯이 우주항공청이 직접 우주기업들을 독려하고 우주산업 육성을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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