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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버릴 게 없는’ 참치의 변신…농축액까지 조미료로

◇동원F&B 창원공장

참치캔·조미료·사료 생산하는

동원 첫 생산기지이자 ‘심장부’

최근 참치액 생산라인 신설해

시장1위·연매출 350억이 목표

참치 부산물 활용하는 이점 커

22일 동원F&B 창원공장에서 작업원들이 참치살을 발라내고있다. 사진 제공=동원F&B




서울에서 4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동원F&B 창원공장. 비릿한 바다 내음과 찐 생선살에서 나는 고소한 냄새가 한데 뒤섞여 코를 찔렀다. 증기로 참치를 쪄내는 자숙 과정에서 나오는 열기 탓에 바깥보다는 확연히 후끈했다.

평균 근속 년수가 10년이 넘는 숙련공들이 이리저리 참치를 뒤집으며 정교하게 살을 발라 냈다. 모두가 기계로도 대체가 불가능한 작업을 능숙하게 해내는 ‘고급 인력’들이다. 이 공정이 아직까지도 사람의 손을 필요로 하는 건 참치 개체별 크기나 체형 차이가 확연하기 때문이다. 작업대를 지나며 캔에 담긴 참치살은 수 차례 검수를 거친 뒤 뚜껑이 덮였다.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비로소 익숙한 형태로 운반되기 시작했다.

22일 찾은 동원F&B 창원공장은 지난 1986년 설립됐다. 동원그룹에게는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회사가 처음 마련한 자체 생산기지인 데다 수산식품을 가공하는 공장으로는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였기 때문이다. 원어 처리량만 해도 일평균 200톤, 연간으로 보면 약 5만톤에 달한다. 이를 가공한 참치캔과 액상조미료, 사료가 모두 이곳에서 생산된다. 매일 60만 개의 통조림과 2만 5000병의 참치액이 찍혀 나온다.

동원산업 어선단이 남태평양에서 잡은 가다랑어는 동결된 채로 마산항으로 운송된다. 이를 창원공장으로 옮겨 녹인 뒤 내장을 제거하고 나면 가공에 앞선 전처리가 끝난다. 열 대의 커다란 찜솥은 이 참치를 약 1시간 동안 쪄낸다. 여기부터는 원료가 각자 흩어진다. 흰살은 참치 캔에, 붉은살은 사료 통조림에 각각 담긴다. 자숙 과정에서 나온 엑기스는 별도의 정제를 거쳐 배관을 통해 운반된다.

22일 동원F&B 창원공장에서 빈 병에 참치액이 주입되고 있다. 사진 제공=동원F&B




참치 엑기스를 액상 조미료로 가공하는 생산동은 가장 최근 신설된 라인 중 하나다. 빈 병에 참치액을 붓고 라벨을 붙인 뒤 상자에 담아내는 모든 공정이 기계화돼 있었다. 동원은 지난해부터 시설 투자를 시작해 이달 액상 배합을 포함한 자체 생산 라인을 완성했다. 자회사 동원홈푸드를 통해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하다 향후 참치액 시장 1위를 목표로 본격적으로 힘을 주는 모양새다. 올해 목표는 이 액상조미료로만 3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차상민 창원공장 부공장장은 “참치나 그 엑기스를 수입해 가공하는 대부분의 경쟁업체와 달리 직접 잡은 고기로 농축액을 만드는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동원은 액상 조미료 부문에 드라이브를 걸고있다. 대표 상품인 참치캔의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까지 활용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동원산업이 잡은 참치를 F&B가 가공하고, 시스템즈가 생산한 포장재에 담아 로엑스가 물류를 맡는 그룹 전반의 ‘수직계열화’ 기조와도 들어맞는다.

실제 참치 엑기스는 이전까지 대부분이 폐기되거나 다른 제조사의 소재 공업용으로만 활용됐다.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향후 이 같은 부산물의 활용 가치를 넓힐 가능성도 열려 있다. 차 부공장장은 “유럽의 사례를 보면 대구·명태·연어 등의 부산물에서 콜라겐이나 의약용 성분을 추출해내는 경우가 많다”면서 “내부에서 이런 개발을 위해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참치액이 국내 시장에 처음 나온 지는 20년이 넘었다. 그러나 최근에서야 ‘집밥’ 트렌드가 확산되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닐슨아이큐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참치액 시장 규모는 오프라인 기준 약 530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동원이 이 시장에 처음 진출한 2021년에 비하면 2배 이상 커진 수치다. 같은 기간 1.7%에 불과했던 점유율은 지난해 14.7%까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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