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주앙 로렌수 앙골라 대통령이 30일 정상회담를 열고 10억 달러 규모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기본약정’ 체결 협의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조선, 에너지 등 산업 분야 뿐 아니라 보건·치안 분야에서도 양국의 실질 협력을 늘려나가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과 로렌수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앙골라 정상회담’을 열고 양자 관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앙골라는 천연 자원이 풍부하고, 한국은 우수한 기술력과 경제 발전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서로의 강점을 바탕으로 협력을 확대해가자고 제안했다. 로렌수 대통령은 한국의 빠른 경제 성장 모델이 앙골라에 모범이 된다며 “한국이 가진 발전 경험을 앙골라도 함께할 수 있게 된다면 더더욱 앙골라는 단단한 경제 협력을 이룰 수 있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앙골라의 인프라(사회간접시설) 사업을 지원하는 ‘2024~2028년 10억 달러 EDCF 기본약정’ 체결 협의를 가속화 하기로 했다. EDCF는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을 지원하고 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기금으로 그간 EDCF를 통해 앙골라에 산업고등기술센터 건립, 치안시스템 고도화 사업 등이 전개됐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양국 간 문안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의에 속도가 날 것" 이라고 기대했다.
실질 협력 성과 도출을 위한 △무역·투자 촉진 프레임워크(TIPF) 설립 △보건 협력 △경찰 협력 등 4개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두 정상은 “TIPF 체결을 계기로 양국 간 무역과 투자가 한 단계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TIPF는 시장 개방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국가와 포괄적 경제 협력을 추진하는 맞춤형 협력 플랫폼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태양광 단지 건설 사업 등에 대한 국내 기업의 참여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앙골라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협력해주고 있는 것에 사의를 표했고, 앙골라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 공조에 동참하겠다고 화답했다. 과거 앙골라는 아프리카 내 대표적인 친북 국가였지만 로렌수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이후 경제 발전을 위해 실용주의 외교 노선을 펴고 있다.
로렌수 대통령의 방한은 6월 서울에서 열리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졌다. 남부 아프리카의 정치·안보 선도국인 앙골라와의 협력 확대로 성공적인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협력 기반도 조성됐다는 평가다. 남부 아프리카에 위치한 앙골라는 주요 산유국이자 광물 매장량이 풍부한 자원 부국이다. 1992년 수교 이후 앙골라 대통령이 한국을 찾은 건 2001년 이후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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