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만 중앙통신 등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메뉴를 최고로 여기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중국에서 '총구이(窮鬼) 세트'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구이는 '거지' '가난뱅이'라는 뜻으로, 최근 중국에선 가장 적은 돈으로 먹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 음식점 메뉴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세계적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의 '1+1세트'가 대표적이다. 원하는 2가지 메뉴를 13.9위안(약 2600원)의 고정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상품이다. 물가가 치솟던 지난해 말 맥도날드차이나는 모든 제품 가격을 3% 인상했지만 1+1세트 가격은 건드리지 못했다. 가격 인상 소식에 1+1세트 가격은 놔두라는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이케아는 일부 메뉴의 가격을 절반으로 내리고, 음식의 양은 그대로 유지하는 '크레이지 프라이데이'를 시작했다.
이 밖에 수도 베이징에만 100개 넘는 매장을 둔 체인 요식업체 난청샹은 죽, 후라탕, 두부, 우유 등 7가지 메뉴를 무제한으로 맛볼 수 있는 조식 뷔페 상품을 3위안(약 560원)에 출시했고, 한식업체인 미춘도 3위안만 내면 쌀밥을 제한 없이 먹을 수 있는 상품을 내놨다.
외신은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 속에서 중국인들은 신중하게 외식 예산을 세우기 시작했고, 요식업계는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부실한 메뉴들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내수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경제 지표와는 다르게 중국 내 요식업체들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지난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5.3%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4.6~4.8%)를 훌쩍 뛰어넘자 일각에서는 소비 심리가 회복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중국에서 폐업한 요식업체는 45만9000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6% 급증했다. 반면 이 기간 문을 연 요식업체는 73만1000곳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34.4% 감소한 수치다.
또 지난해 중국에서 문을 닫은 요식업체는 136만여곳에 달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