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일 취임한 후 처음 열린 상임이사회에 전공의 측 당연직 정책이사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불참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임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의협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범의료계 협의체에 대해 박 위원장이 ‘협의한 적 없다’고 선을 그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임 회장이 취임식에서 ‘내부 단결’을 촉구한 것도 이를 의식했다는 해석도 있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 회장은 이날 첫 상임이사회에서 전공의, 의대생, 의대 교수, 의학회 등을 모두 포함한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을 논의했다. 박 위원장은 전공의 대표로서 집행부에 당연직 정책이사로 포함돼 있지만, 회의에 불참했다. 그는 의협 측에 사전에 불참 사유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 위원장은 전날 “대전협은 임현택 회장과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에 대해 협의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노정훈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비상대책위원장과도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지만, 의대협 역시 임 회장과 해당 사안을 논의한 바 없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임 회장의 독단적인 행동을 심히 우려하고 있다”며 “전공의들은 지금까지 주체적으로 행동해왔고, 앞으로도 자율적으로 의사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의협이 추진하는 범의료계 협의체를 꾸리기 위한 의견 조율에 시간이 걸릴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다만 의협은 대전협, 의대협과 지속해서 소통해 한목소리를 내겠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취재진에게 “이제부터 대화를 할 생각이다. 조율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점을 의식한 듯 취임사에서도 ‘내부 단결’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갈등에 빠져 분열되는 것은 정부가 원하는 것으로, 철저한 통제 속에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것이 정부의 간절한 바람일 것”이라며 “회원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실제로 임 회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의협과 전공의들 사이에 분열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염두에 둔 듯 '내부 단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임 회장과 박 위원장 사이 의견 마찰은 지난달 박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직후에도 한 차례 불거졌다. 임 회장은 당시 소셜미디어에 “아무리 가르쳐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다음날에는 일부 내부의 적은 외부에 있는 거대한 적보다 나를 더 어렵게 만든다는 글을 남겼다. 지칭하는 대상이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박 위원장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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