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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무료라며 ‘배송비’ 가로챈뒤 잠적…노인 타깃 소액사기 기승

[노후자금 노리는 검은손]

한푼 아끼려다 되레 사기 당해

100만원 이하 피해 건수 30%↑

소액 탓 신고안해 수사 어려워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무료 밤 나눔 사기 게시글. 사진제공=독자




최근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기반 소액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민 노인들을 울리는 사기 피해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범행 금액이 소액이라 경찰이 나서기도 어려워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경찰 등 에 따르면 최근 ‘공주 햇밤을 과하게 수확했으니 무료로 나눠주겠다’며 배송비만 가로채는 범행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사기범들은 주로 식품 등을 무료로 나눠주겠다며 배송비나 수수료 등 명목으로 소액을 가로챈 뒤 잠적하는 수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60대 박 모 씨는 한 온라인 카페에서 ‘밤 가져가서 드세요. 나누어드립니다’라는 글을 발견했다. 해당 글을 게시한 신원 미상의 누리꾼은 “밤이 11월 20일부터 공판장에서 받지 않아 주위 사람에게 나눠주고도 남아 여기에서도 나눔을 한다”고 했다. 누리꾼은 밤 사진과 함께 2㎏은 3500원, 5㎏은 6000원, 10㎏은 9000원의 배송비가 발생한다고 명시해두기도 했다.



박 씨는 9000원을 입금하고 밤이 배송되기를 기다렸지만 1주일이 지나도록 밤은 도착하지 않았다. 박 씨는 “생율 가격이 비싸져서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마음으로 나눔을 받으려 했는데 사기였다는 사실을 알고 허탈해졌다”며 “나눔 신청을 하는 노인들은 대부분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을텐데 비록 소액이지만 순진한 노인들을 속였다는 점이 악질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100만 원 이하 소액 사기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다. 2021년 10만 3399건이던 100만 원 이하 소액 사기 피해 건수는 2022년 13만 4107건, 지난해에는 13만 5429건으로 꾸준히 증가해 3년 만에 30.9%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대부분 소액이라는 이유로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 일부 피해자들은 입금 내역 등을 확보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현재까지도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이뤄져야 신종 사기를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한 방식의 피해 사례가 모이면 경찰도 적극적으로 사기 방식을 분석하거나 피의자에 대해 추적을 할 수 있다”며 “개인 입장에서 소액의 피해 금액은 무시할 수 있지만 피해자가 다수기 때문에 피의자들의 범죄 수익금은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민과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소액 사기는 사회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신고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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