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설에 대해 “저와 20년이 넘도록 교분을 맺어온 한 전 위원장을 언제든지 만날 것”이라며 “앞으로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잘 걸어나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총선 전 한 전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글쎄, 우리 비서실장과 원내대표, 한 (전) 위원장이 아마 점심 먹는 자리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것 같은데 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바로 그 문제는 풀었고 해소를 했다”고 말했다.
총선을 80여 일 앞둔 1월 21일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에게 사퇴하라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알려진 바 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논란에 대해 한 전 위원장이 ‘국민 눈높이’를 언급하며 압박해 윤 대통령이 이를 부적절하게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후 “비대위원장 거취는 용산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으며 이틀 만에 두 사람 간 갈등설은 봉합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한 전 위원장에 대해 “정치 입문 기간은 짧지만 주요 정당의 비대위원장 겸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지휘했기 때문에 정치인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한 전 위원장과 만남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한 전 위원장이) 아마 선거 이후에 많이 지치고 또 재충전이 필요한 것 같아 부담을 안 주고 기다리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면서도 “저와 20년 넘도록 교분을 맺어온 한 전 위원장과 언제든지 식사도 하고 만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은 총선 후 한 달가량 지났지만 아직 만나거나 통화를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한 전 위원장에게 이관섭 비서실장을 통해 용산에서 오찬을 하자며 초대했지만 한 전 위원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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