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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보고 '비혼' 생각하는 자녀…우리 사회에 경종"

이승미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 모임’ 이사장

부모가 행복해야 결혼 생각 가져

공부 강요 보단 올바른 인격 교육

'좋은 부모 7대 강령'도 만들어

가정 위해 노력하는지 자문해보길





“지금 부모들은 자녀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또 무엇을 강조하고 있나요. ‘나는 좋은 부모인가’를 한 번쯤 고민해본 적은 있을까요. 자녀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다 들어준다고 해서 좋은 부모가 아닙니다.”

가정의 달을 맞아 14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이승미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 모임’ 이사장은 “좋은 부모란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지만 가건모가 내세운 좋은 부모의 기준은 자녀를 건강하고 성숙한 인격체로 키울 수 있는 올바르고 건강한 부모”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석대 아동사회복지학부 교수인 이 이사장은 대한가정학회 회장도 맡고 있다. 여성가족부 유관 기관인 가건모는 2003년 설립돼 가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 제고를 위해 다양한 포럼을 진행하고 있으며 2004년에는 가족 정책의 법적 토대인 ‘건강가정기본법’ 제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1947년 출범한 대한가정학회는 가정학의 학문적·실천적 역량을 넓히기 위한 기관으로 가정에 대한 학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가족 정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지난해 5월 정부로부터 국민훈장목련장을 받기도 했다.

가건모는 ‘좋은 부모 7대 강령’을 만들어 ‘좋은 부모 되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좋은 부모 7대 강령의 내용은 △자부심(부모됨을 자랑스럽게 여김) △수용(자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 △책임(자녀에 대한 책임을 다함) △노력(건강한 부모 역할 다 하기) △공동체(이웃과 함께함) △시간 갖기(자녀와 시간 보내기) △안전(자녀를 위한 안전한 환경 조성) 등이다.



이 이사장은 ‘좋은 부모’에 대해 “부모는 자녀가 잘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양육자, 세상의 지혜를 터득하게 하는 교육자, 마음에 공감하는 위안자, 미래의 꿈을 갖게 하는 안내자, 안전한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하는 보호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대부분 부모들은 자녀에게 공부만을 강요하고 자녀의 학업 성적이 뛰어나면 마치 부모의 역할을 잘하는 것처럼 착각한다”고 했다. 이어 “자녀에게 공부를 강요하기에 앞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공동체 생활 및 예절을 가르치고 함께 봉사 활동을 하면서 이웃을 돕는 법을 가르쳐 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특히 내 자녀는 항상 아이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느새 자녀는 성인이 돼 있을 것”이라며 “어린 시절에 많은 시간을 함께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정과 관련해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가 저출생 현상이다. 더욱이 최근 젊은 층은 결혼 자체를 꺼리고 있어 가정이 형성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이 이사장은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로부터 들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내용은 교사가 반 학생들에게 가정을 꾸리는 것에 대해 묻자 학생들 대부분이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부모님이 행복해 보이지 않아서’라고 한다.

이 이사장은 “청소년들의 이런 생각은 우리 사회에 큰 경종을 울린다”며 “행복한 부모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지속적으로 배우고 끊임없이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모는 아이들이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사람이기에 가장 중요한 존재이고 아이들이 처음 접하는 1차적인 생활환경이 가정”이라며 “행복한 부모를 보고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나중에 결혼을 하고 또 행복한 가정을 이룬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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