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이달 9일 북한군 수십 명이 강원도 중부 전선 군사분계선(MDL·휴전선)을 넘어 남하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 방송·사격에 퇴각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군은 여러 정황상 작업 중인 북한군이 길을 잃은 ‘단순 침범’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11일 “중부 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작업하던 북한군 일부가 9일 낮 12시 30분쯤 MDL을 단순 침범했다”며 “우리 군의 경고 방송 및 경고 사격 후 북상했다”고 밝혔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당시 DMZ는 수풀이 우거져 있고 MDL 표식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로, 우리 군은 이들이 MDL에 접근하기 전부터 관측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침범한 북한군 규모는 수십 명으로 강원 철원과 경기 연천 인근 MDL을 약 50m가량 넘어왔다. 대부분은 도끼와 곡괭이 등 작업 도구를 들고 있었고 일부 인원은 무장을 하고 있었다. 합참 관계자는 “단순 침범으로 평가한 것은 공개한 내용 외에 다른 정보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군은 열악한 관측 장비 때문에 작업 중 간혹 MDL을 넘는다. 특히 MDL은 남북을 가르는 철조망 등이 아닌 서쪽에서 동쪽까지 세워진 1000여 개의 말뚝을 잇는 240㎞ 정도의 가상의 선이라 월경하기 쉽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북한군이 MDL을 넘었던 9일 우리 군은 오후 5시께부터 2시간에 걸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으며 그 직전에 ‘자유의 메아리’ 훈련을 실시했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내 한반도위기관리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전단 살포에 적극적인 행정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며 “긴급하게 남북 당국 회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