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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엔비디아 시총 1위, 혁신하고 초격차 기술 확보해야 살아남는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18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3조 3350억 달러) 자리에 올랐다. 우리나라 1위 기업인 삼성전자 시총의 거의 10배에 이른다. 엔비디아가 설립 31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된 것은 설립자인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도전 정신과 확고한 비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황 CEO는 대량의 데이터 처리 속도가 중요한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에 집중했으며 생성형 AI 열풍 등이 불면서 기업 성장에 날개를 달았다. 대만 반도체 기업 TSMC가 엔비디아와 맺은 기술동맹은 미국이 중국의 위협에 맞서 대만을 수호하려는 이유 중 하나다.

지금은 분초를 다투는 첨단기술 패권 경쟁 시대다. 1등 기업이라고 안주했다가는 순식간에 도태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미국 경제 전문지인 포브스가 집계한 전 세계 상장기업 종합 평가 순위에서 전년(14위)보다 7계단 하락한 21위에 그쳤다. 메모리 호황에 도취된 데다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 대한 투자 시기를 놓친 탓이 크다. 우리 경제는 저출생·고령화로 노동력이 줄고 자본 투입의 성장 기여도가 떨어지는 데도 이를 만회할 혁신 역량마저 후퇴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 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2001~2010년 연평균 6.1%에서 2011~2020년 0.5%로 하락했다.

한국은 반도체·전자기기 분야의 글로벌 리더이고 기초공학 강국이다. 문제는 시대착오적인 ‘대기업 특혜’ 프레임과 각종 규제에 막혀 잠재 역량조차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관이 위기감을 갖고 ‘원팀’을 이뤄 초격차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신성장 엔진을 점화해야 할 때다. 그러려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법밖에 없다. 정부는 노동·교육·연금 등 구조 개혁과 규제 혁파 등에 속도를 내야 한다. 여야 정치권은 정쟁만 일삼지 말고 투자세액공제 등을 담은 ‘K칩스법’ 연장 등으로 미래 산업 육성을 위해 초당적 협력에 나서야 한다. ‘창조적 파괴’를 주도할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고 벤처 자금 공급, 창업 지원 등을 통해 한번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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