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평균 버디 부문에서 4개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박지영, 방신실, 윤이나 3명 뿐이다. 2008년부터 통계를 내기 시작한 KLPGA 투어에서 그동안 그해 평균 버디 4개를 넘은 선수도 4명밖에 나오지 않고 있다.
2016년 평균 4.67개의 버디를 잡은 박성현이 ‘마의 4개’ 버디 고지를 처음 돌파한 뒤 ‘2017년 대세’ 이정은6가 그해 4.20개로 ‘버디 퀸’의 자리에 올랐고 2018년에는 오지현(4.14개)과 최혜진(4.00개)이 동시에 평균 버디 4개 이상 기록을 세웠다. 최근 5년 사이에는 시즌이 끝난 시점에서 평균 버디 4개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28일 강원도 평창군 모나 용평의 버치힐CC(파72)에서 열린 맥콜·모나 용평 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가 마치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이날 4개 이상 버디를 잡은 선수는 무려 56명이나 된다. 라운드를 마친 130명 중 43%에 달하는 많은 숫자다.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잡은 서연정이 9언더파 63타를 기록해 3타차 단독선두에 나섰다. 63타는 2017년 이 대회에서 최혜진이 세운 코스 레코드와 타이 기록이다. 안지현이 2021년 대회에서 10언더파 62타를 친 적이 있는데, 악천후로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해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날 10번 홀로 출발한 서연정은 초반 6개홀에서는 파만 기록하다가 16번 홀부터 12개 홀에서 버디 9개를 몰아쳤다. 16번 홀부터 2번 홀까지 5연속 버디를 잡았고 5번부터 7번 홀까지 3연속 버디, 그리고 마지막 홀에서도 버디를 더했다. 특히 16번 홀 버디는 15m 거리에서 칩샷이 홀로 빨려 들어갔다.
이날 5연속 버디를 잡은 주인공은 또 있다.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KLPGA 사상 최초로 대회 4연패를 달성한 박민지다. 첫 3개 홀을 파로 넘어간 박민지는 4번 홀부터 버디 행진을 시작해 9번 홀까지 이어갔다. 6번 홀(파3)에서 나온 14m 짜리 긴 거리 버디는 5연속 버디의 하이라이트였다. 이후 버디 2개를 더 잡은 박민지는 보기 1개를 곁들여 6언더파 66타를 쳤다. 버디 8개에 보기 2개를 기록한 윤수아, 버디 7개에 보기 1개를 기록한 최민경과 황예나, 그리고 버디만 6개를 잡은 김민별도 박민지와 함께 6언더파 66타를 치면서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했다.
보기 1개에 버디 6개를 잡은 이예원은 버디만 5개를 노획한 박현경, 김재희, 이제영과 함께 5언더파 67타로 공동 7위에 올랐다.
평균 버디 2위(4.02개) 방신실은 15개 홀에서 버디 1개만을 기록하다가 막판 3개의 연속 버디를 몰아치면서 임진희 등과 함께 4언더파 68타 공동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평균 버디 1위(4.06개) 박지영은 이번 대회에 출전을 하지 않았고 평균 버디 3위(4.00개)에 올라 있는 윤이나는 경기 도중 어깨 통증으로 기권했다.
이날 ‘버디 비’가 쏟아진 용평에 최종 3라운드가 열릴 30일 강한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나오고 있다. 날씨 변수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더욱 대회 2라운드는 치열한 버디 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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