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혐의를 받는 전 축구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32·노팅엄)가 재판에 넘겨지면서 앞으로 영영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게 될 공산이 커졌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1부(김지혜 부장검사)는 11일 황씨를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황씨는 2022년 6월부터 9월, 4차례에 걸쳐 2명의 여성의 동의 없이 성관계를 하는 영상을 몰래 찍은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불법촬영 의혹과 관련해 피해자 신상 관련 정보를 공개한 ‘2차 가해’ 혐의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현재 황씨는 국가대표팀에서 잠정 배제된 상태다. 당초 "(황씨에 대한) 처분을 결정할 정도로 사실관계가 확인된 게 없다"며 처분을 미뤘던 대한축구협회는 회의를 열고 수사기관의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황씨를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황씨는 지난해 16일 국내에서 싱가포르전을 치른 직후 18일에는 피의자 신분으로 첫 조사를 받았다. 이어 같은 달 21일에는 중국 원정 경기에 교체로 투입되며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다. 11월 당시 축구협회 관계자는 "황씨가 아시안컵에 나가려면 그 전까지 수사기관으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아야 한다"고 했는데, 검찰이 황씨에게 죄가 있다고 보고 기소 의견으로 재판에 넘기면서 황씨의 국가대표 복귀 여부는 사법부의 판단에 달리게 됐다.
결국 황씨는 '제명' 철퇴를 맞고 앞으로 한국 축구에서 이름이 완전히 지워질 수도 있다. 대한축구협회 공정위원회 운영 규정 제14조에서는 폭력, 성폭력, 체육인으로서 품위를 심히 훼손하는 경우를 징계 대상으로 삼는다. 유형별 징계 기준을 살펴보면 '범행 과정을 촬영 또는 유포한 경우 등 극도의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 등 성폭력을 저지른 자에겐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처분할 수 있다.
제명은 면하더라도, 국가대표로서의 삶은 사실상 끝났다고 볼 수 있다. 축구 국가대표 운영 규정상 결격 사유를 규정한 제17조 4항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5년이 지나지 않거나, 금고형 이상을 선고받고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않는다면 태극마크를 달 수 없다.
황씨가 국가대표에 복귀할 방법은 사법부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는 게 유일하다. 다만 2022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혐의자 중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비율은 3.48%다. 황씨가 완전무결히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선수로 정상 복귀할 확률도 4%가 채 되지 않는 셈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