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경은 지금 ‘우승 전문가’다. 3승 후 우승 없이 준우승만 9차례 기록할 때만 해도 ‘준우승 전문가’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붙었던 그였다. 하지만 작년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준우승 사슬’을 끊고 통산 4승째를 달성한 이후 ‘우승 밭’만 갈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3승째다. 그의 통산 승수도 7승으로 늘었다.
박현경은 앞으로도 우승 탑을 더 높이 쌓을 것이다. 작년 5월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1년 넘게 준우승이 없지만 언젠가 다시 준우승을 거둘 수도 있다. 8승이 먼저 찾아올지 10번째 준우승이 더 빨리 닥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이런 궁금증이 있는 골프팬도 있을 듯하다. 박현경이 9번 준우승을 했다면 과연 그보다 준우승 횟수가 많은 선수는 몇 명이나 될까하는 궁금증 말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두 자릿수 준우승을 거둔 선수는 모두 17명이다. 지금은 챔피언스 투어에서 뛰는 정일미가 20회로 가장 많고 장하나가 19회로 준우승 횟수 두 번째 순위에 올라 있다. 정일미는 2001년 우승 없이 준우승만 6번 기록하기도 했다.
요즘 골프팬들도 알만한 선수를 보면 김하늘이 16차례 준우승을 거뒀고 배선우 14회, 허윤경과 안선주 12회, 유소연과 이정은6 10회 등 기록이 있다. 박현경의 9회는 준우승 횟수 순위 공동 18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KLPGA 투어에서 7승의 박현경 보다 승수가 많은 8승 이상 선수는 모두 22명이다. 박현경의 7승은 우승 횟수 순위로는 공동 23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박현경의 우승과 준우승 횟수를 합한 ‘16차례’ 보다 많은 선수도 궁금할 것이다.
역대 우승과 준우승 횟수 합산이 가장 많은 선수는 장하나다. 257번 출전해 15승을 거뒀고 준우승 19회를 기록했다. 우승과 준우승 합산 횟수는 34회다. 우승과 준우승을 합해서 17회 이상인 선수는 모두 19명이다. 박현경의 우승과 준우승 합산 순위는 20위에 해당한다.
보통 박현경처럼 우승 보다 준우승 횟수가 많은 선수가 그 반대의 경우 보다 많다. 우승은 한 명 뿐이지만 준우승은 공동 2위 모두에게 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승이 압도적으로 많은 선수도 꽤 있다. 고 구옥희 전 KLPGA 협회장은 20승을 거두는 동안 준우승은 6회에 불과했다. 신지애도 20승을 거두는 동안 준우승은 9회만을 기록했다. 최다승 타이 기록까지 1승만을 남겨둔 박민지도 준우승은 7회로 상당히 적은편이다. 13승의 김효주는 준우승 7회, 11승의 고진영 준우승 6회, 10승의 박성현도 준우승은 4회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승수가 낮아질수록 우승과 준우승 횟수가 비슷해지고 더 낮아지면 우승 보다 준우승 횟수가 훨씬 많아진다. 유소연은 우승 10회, 준우승 10회로 균형을 맞췄고 1승의 하민송은 준우승 횟수가 9회나 된다.
박현경은 아직 준우승이 우승 보다 2회 많다. 최근 그의 상승세를 보면 우승과 준우승이 균형을 이룬 뒤 우승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우승과 준우승 횟수가 늘어나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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