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경쟁 중인 김문수·한동훈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1일 중도층과 당심을 사로잡기 위한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김 후보는 과학기술인 지원 정책을 내세우며 충청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한 후보는 전통적인 지지층인 노인과 대구·경북(TK) 민심을 파고들었다.
김 후보는 이날 과학기술 분야 지원에 방점을 둔 3대 정책 목표를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의 대규모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돌아선 과학기술계를 달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먼저 과학기술 연구개발과 관련한 예산과 조직을 통할하는 과학기술부총리와 과학특임대사직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또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원의 정년 65세 연장, 연구개발 직군 연봉 표준을 미국 국립연구재단(NSF)의 80% 수준까지 보장 등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김 후보는 이날 김태흠 충남지사와의 면담을 시작으로 최민호 세종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김영환 충북지사 등 충청권 광역자치단체장을 연이어 만났다. 이어 충남도의회·충북도의회에서 도의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며 지역 정치권과의 접촉면을 넓혔다. 충청은 특정 진영에 치우치지 않는 대표적 ‘스윙보트’ 지역으로 꼽힌다. 강성 보수 이미지가 강해 ‘중도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는 만큼 약한 고리를 보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한 후보는 이날 노령층의 표심을 노린 은퇴자 노후 생활 보장 공약을 발표했다. 한 대표가 제시한 초고령사회 종합 정책에는 △고령 친화적인 주택 공급 확대 △주택 개·보수 지원 확대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확대·개편 △노인 일자리 사업 대상 확대 △기초연금 부부 감액 제도 폐지 등이 담겼다.
한 후보는 또 당세가 강한 TK 현장 행보로 이날 일정을 채웠다. 먼저 대형 산불 피해를 본 경북 안동시를 찾아 산불피해대책위원회와 간담회를 열고 “정권을 맡게 된다면 이재민들의 절박한 요구를 반영한 구체적인 복구·보상 정책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대구시장에서 당원 간담회를 한 뒤 서문시장과 동성로를 찾아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 후보는 이날 SBS라디오에서 TK 방문에 대해 “한 분이라도 더 만나서 우리가 왜 이겨야 되고 제가 왜 이길 수 있는지 결기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후보의 이날 행보도 자신에 대한 비토 여론이 강한 노인 및 TK 당원 등 핵심 지지층을 설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후보의 경선 탈락 뒤 당심이 김 후보에게 몰리는 열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를 뽑기 위한 결선투표는 1~2일 이틀간 ‘선거인단 투표(50%)와 국민 여론조사(50%)’로 이뤄진다. 당 대선 후보는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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