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사진)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6·3 대선 출마를 위해 공직에서 사퇴했다. 윤석열 정권 출범 직후인 2022년 5월 21일 취임해 1077일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이로써 차기 정부 출범 전까지 국정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끌게 돼 한 달 만에 ‘대대행 체제’로 재전환됐다.
특히 한 권한대행이 2일 무소속 신분으로 국회에서 대선 출마 선언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한 ‘반(反)이재명 빅텐트’ 구성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열고 “‘중책을 완수하는 길’ ‘중책을 내려놓고 더 큰 책임을 지는 길’이라는 두 갈래의 길이 있었다”며 “숙고 끝에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 제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자 저의 직을 내려놓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안팎으로 이제까지 없던 거대한 도전과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구체적으로 경제 저성장, 극단의 진영 대결 정치를 중대한 문제로 지목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양쪽으로 등 돌린 진영의 수렁에 빠져 벌써 수년째, 그 어떤 합리적인 논의도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우리는 여기서 멈출지 모른다는 절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가 탄탄하게 뻗어나갈지, 대한민국 정치가 협치의 길로 나아갈지 지금 우리 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1970년 공직에 들어와 50년 가까운 세월을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최일선에서 우리 국민의 일꾼이자 산증인으로 뛰었다.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온 것은 우리 국민 한 분 한 분의 피땀과 눈물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허리 숙여 인사했다. 한 권한대행은 2일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정가는 대선 경쟁 구도가 가열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작업, 개헌 등을 고리로 한 ‘반 이재명 연대’의 결속력을 공고화하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