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기업은 정기적으로 관리직 상사의 장단점을 평가한 평가표를 작성하고 있다./AI이미지
“이 상사 때문에 더는 못 버티겠다.” “저 인간만 바뀌면 계속 다니고 싶은데...” 매일 가슴에 사표 품고 다닌다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 쯤 이런 푸념을 해봤을 것 같습니다. 매해 연차가 쌓이면서 ‘어느 부서에 가느냐보다 누구와 일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옛 선배들의 말을 실감하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상사와 맞지 않아 고통받는(?) 직장인들에게 눈이 휘둥그레질 뉴스가 있습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실린 ‘부하가 상사를 선택하는 회사’라는 기사인데요. “팀장님과는 같이 일할 수 없어요. 상사 바꾸겠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회사들이 있다고 합니다. ‘K 직장인들’ 귀가 솔깃할 이야기, 함께 알아볼까요.
저, 상사 바꿀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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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함께 일할 수 없어요.” 일본의 구조설계회사 ‘사쿠라 구조’의 직원 와타나베 리사(31·여)씨는 4년 전 봄, 자신의 상사인 반장을 바꿨습니다. 기존 반장인 A는 업무 관리가 서투른 와타나베 씨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업무를 맡겼었는데요. 설 연휴까지 반납하며 일했지만, 반장으로부터는 어떤 도움도 없었답니다. “회사를 그만둘까”라는 생각까지 했던 와타나베 씨를 멈춰 세운 것은 2020년 도입된 ‘상사 선택 제도’였습니다. 이 회사의 구조설계부문 직원들은 매년 3월, 7명의 반장 중에서 자신이 희망하는 상사를 선택해 이동할 수 있는데요. 와타나베 씨는 새 반장을 선택한 후 안정적으로 업무량을 조절하며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하면서 다른 깨달음도 얻었다고 합니다. “A 반장님은 부하 직원들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기술적 지식도 폭넓다는 장점이 있어요.” 결국 와타나베씨는 이듬해 다시 이전 반장을 상사로 선택했습니다. 대신 업무량 관리 같은 A의 약점은 다른 선배에게 상담하기로 했죠. A 반장은 후배의 선택에 이렇게 말합니다. “약점을 인정하고, 다른 직원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게 돼 팀 자체가 강해졌습니다.”
최근 일본에서 부하 직원이 상사를 선택해서 근무하는 제도를 채택하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AI이미지
이 회사는 직원들의 상사 선택을 돕기 위해 ‘반장 활용 매뉴얼’까지 제작했습니다. 여기에는 각 반장의 성격과 능력, 부족한 점 등이 정리돼 있는데요. 각 반장의 장단점을 ○, △, × 로 평가한 종합 채점표까지 첨부돼 있다고 합니다. 한국의 직장인들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 같은데요. 익명 사이트인 ‘블라인드’ 같은 곳이라면 모를까.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김 팀장은 전문성이 떨어져 △, 감정 조절은 못해 X’ 같은 평가가 공개된다고 생각하니 사실 좀 아찔하네요.
일본 노비텔이 지난해 5월 열린 기업 컨퍼런스에서 지역 매니저를 뽑는 총선거를 진행하고 있다./노비텔
매니저를 뽑는 ‘총선거’도 있다고 합니다. 스트레칭 전문점 ‘닥터 스트레치’를 운영하는 노비텔이라는 회사는 여러 매장을 총괄하는 매니저를 전 직원의 투표로 선출합니다. 업적 평가와 적성 테스트, 경영진 앞 프레젠테이션을 통과한 후보자들이 총선거에서 열의를 어필하고, 전 직원이 1표씩 행사합니다. 꼭 정치인을 뽑는 선거 같은데요. 이 회사 사장은 “상사가 부하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조직에는 파벌과 눈치 보기가 생겨 생산성이 떨어진다”며 “실적과 의욕을 가시화하고, 총선거로 선택된 인재가 상사가 되면 모두가 납득한다”고 말합니다. 회사는 매출액이나 지명 고객 수 등 모든 직원의 실적 데이터도 공개하고 있답니다.
‘상사 뽑기’ 탓 퇴사율 35%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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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들이 이렇게 ‘상사 선택제’를 확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간단합니다. ‘상사 때문에 회사 못 다니겠다’는 직원들이 많아져서입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3월 대학 졸업 신입사원의 입사 3년 내 퇴직률은 34.9%에 달합니다. 원인 중 하나가 일명 ‘상사 가챠’. 일본에서는 좋은 상사든 나쁜 상사든 누구와 일하게 될지 운에 맡기는 현상을 게임의 뽑기에 빗대 ‘상사 가챠’라고 부릅니다. 2024년 일본 한 조사에 따르면 20~60대 남녀 300명 중 80%가 ‘상사 가챠에서 꽝을 뽑은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상사 선택제를 보는 시각은 갈립니다. 사쿠라 구조의 경우 “젊은 직원들이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상사의 약점을 보완하게 됐다”며 이 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실제로 회사의 이직률은 2018년 11.3%에서 2023년 0.9%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반면, 리더들에게 과한 중압감을 준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후쿠오카에 있는 금속가공 회사 ‘벨테크네’는 과장급인 팀 리더를 2년마다 직원 투표로 결정하는데요. 2019년 이 제도를 도입했지만, 선출된 리더가 부담감으로 직책을 내려놓거나 후보자가 미달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설문조사에서는 직원의 3분의 1이 제도 폐지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심각한 인력 부족에 직면한 일본에서, 젊은 인재 확보를 위해 이 같은 상사 선택제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벨테크네 사례처럼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사항이 아직 많은데요. 일본 리크루트웍스연구소는 이 제도가 ‘인기 투표성’으로 변질되지 않기 위해서는 ▷경영진이 일정 평가를 받은 인재를 팀장·리더 등 후보자로 올리는 규칙을 명확하게 만들고 ▷선택받지 못한 상사에 대한 캐어(care)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관리직이 되는 것을 후배에게 평가받고, 모욕당하는 ‘벌칙 게임’처럼 만들지 않기 위해 경력 형성이 가능한 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회계기준에 따른 차이를 제거한 현금기준 실질 수익성 판단 지표로, 매출을 통해 어느정도의 현금이익을 창출 했는가를 의미한다.
즉, EBITDA마진율은 매출액 대비 현금창출능력으로 볼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마진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수익성이 좋다고 판단할 수 있다.
EBITDA마진율 = (EBITDA ÷ 매출액)*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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