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토지허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이후 40일간 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40%가 신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압구정 아파트는 64%가 신고가에 거래됐으며, 105억원 거래도 나타났다. 매수 진입 장벽이 높아짐에 따라 거래 건수는 확 줄었지만, 가격은 계속해서 올라가는 모습이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 지정된 지난 3월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강남3구와 용산구의 아파트 매매는 모두 158건(거래 취소건 제외) 있었다. 송파구 거래가 73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 61건, 서초구 12건, 용산구 12건이다. 토허제 확대 지정 이전 같은 기간(2월 11일~3월 23일)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 거래량(3846건)과 비교하면 96%나 급감한 수치다.
그러나 재건축 고가 아파트를 위주로 신고가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전체 거래 중 60건(38%)이 신고가인데, 이 중 절반인 30건이 강남구에서 나왔다.
특히 압구정 아파트는 22건의 거래 중 14건(64%)이 신고가였다. 지난달 23일에는 압구정 현대2차 한강변 동의 전용면적 198.4㎡가 105억 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새로 썼다.
토허제 확대 전 같은 동, 같은 주택형이 90억~94억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단기간 10억 원이 넘게 올랐다.
압구정 신현대11차는 이달 3일 171.4㎡가 최고가인 90억 2000만 원에 거래됐다. 한 달 전 같은 주택형 매매가격인 81억 원보다 역시 10억 원 가량 올랐다.
신현대9차 전용 108.8㎡는 토허제 확대 직전인 3월 22일 50억 원에 거래됐으나 6일 만에 최고가인 60억 원 거래가 체결됐다. 압구정은 여의도, 목동, 성수동과 함께 계속해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됐다가 재지정된 강남구 대치동에서도 신고가 행렬이 이어졌다. 대치동 거래 17건 중 7건이 신고가였다.
대치동 한보미도맨션2차 전용 190㎡는 60억 원, 개포우성1차 127㎡는 50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은마아파트에서도 76㎡가 31억 4000만 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가 나왔다. 강남구 개포동에서 이뤄진 거래는 4건의 거래는 모두 신고가였다.
송파구에서는 잠실 장미아파트, 주공5단지 등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잇따랐다.
잠실주공5단지는 전용 82.6㎡가 40억 7500만 원에 거래돼 처음으로 40억 원을 돌파했다.
용산구에서는 한가람(59㎡·19억 9000만 원), 한강대우(60㎡·20억 3700만 원) 등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한강변 아파트 위주로 신고가 거래가 있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시간이 지나도 확실하다는 보장이 있는 입지의 아파트에만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며 “매도 희망자 사이에선 가격 상승 기대감이 여전해 호가를 낮추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은 “서울의 우수한 입지 위주로 매수가 몰리면서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는 모습”이라며 “서울 외곽 재건축단지의 사업성 부족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만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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