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첫 재판이 6·3 대선 이후로 연기된 가운데 대통령 당선 시 진행 중인 형사재판을 중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의 생각이 팽팽하게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 지지자들은 대부분 중단해야 한다고 봤지만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층은 정반대의 의견을 드러냈다.
서울경제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진행 중인 형사재판 진행 여부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정지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 응답자는 48%였다. ‘정지해서는 안 된다’고 한 응답자는 46%로 양측 의견이 오차범위 내였다.
지지 후보와 정치적 성향별로 보면 의견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 83%는 대통령 당선 시 재판을 중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지해서는 안된다고 한 응답자는 13%에 불과했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 지지층은 정지하면 안된다고 한 비율이 각각 82%, 86%에 달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지지층도 재판 중지에 반대하는 의견이 79%였다.
자신이 진보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 중 75%가 재판을 중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재판을 이어가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23%였다. 중도층에서도 54%는 재판 중지에 찬성했고 반대는 40%였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재판을 중지하는 것이 좋겠다고 한 비율이 22%에 불과했다.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응답은 73%를 기록했다.
한편 이재명 후보에 대한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 자체가 후보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더 많았다. ‘이재명 후보 유죄 취지 파기환송이 대선 투표 후보를 결정하는 데 얼마나 영향을 주느냐’는 질문에 ‘영향을 준다’는 답변은 39%,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응답은 55%로 나타났다. 특히 이재명 후보 지지층에서는 78%가 영항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초 서울고등법원은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1차 공판을 15일 열기로 했지만 이재명 후보가 기일 변경 신청서를 내자 대선 후인 6월 18일로 연기한다고 7일 발표했다. 이재명 후보는 우선 사법 부담을 덜었지만 대선 이후 재판을 계속 진행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대통령 당선 시 진행 중인 형사재판을 정지하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강행해 대선 후 사법리스크까지 총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유권자의 절반가량은 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남은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봤다.
서울경제·한국갤럽 여론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이번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폰 가상(안심) 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6.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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