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친명’으로 불리며 우여곡절 끝에 금배지를 달았던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갑)이 계엄사태에 이어 탄핵정국, 대선국면에서 모처럼 자신의 이름값(?)을 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동명이인인 자신의 이름이 누가 된다고 판단, 지역구에 설치된 ‘김문수 홍보 현수막’을 자진 철거했다.
지난 11일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ㅠㅠㅠ 김문수 현수막 제거!!!”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김문수’라고 쓰인 현수막을 제거하고 있는 영상과 사진 등을 게시했다. 그는 “국민의힘 김문수로 착각된다는 민주당 순천시민들과 당원들의 격렬한 항의로 현수막을 제거하고 있다”고 현수막 철거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문수 민주당 의원은 한글 이름 뿐만 아니라 한자까지 같은 이름으로 알렸다. 영상에는 김 의원이 커터칼을 이용해 도심 곳곳에 설치된 현수막을 직접 철거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놓고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런 일도 있구나”라며 단순 해프닝으로 치부하고 있는 반면, 그동안 그의 행위를 지켜본 순천시민들(민주당 당원)들은 “오죽 했으면”이라며 혀를 끌끌찼다.
김문수 의원은 탄핵정국 속 민주당 의원 중 유일하게 표결에 불참한 것도 모자라, 이를 위한 사죄문도 대필을 자폭하며 이재명 후보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고뭉치 이미지를 의식한 듯 이미지 개선과 여론 돌리기 등을 위해 삭발 퍼포먼스도 모자라 동명이인 홍보 현수막 철거 퍼포먼스를 펼친 것으로 비춰진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현수막 철거의 경우도 이재명 후보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다. 이번 행위는 오히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마케팅에 힘을 실어준 것도 모자라 이재명 후보가 아닌 ‘자기 이름 알리기, 자기 정치’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비꼬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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