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광역시와 경남 창원·통영·거제 등 PK 표심 공략에 나섰다. 이번 유세 지역을 ‘이순신 호국 벨트’로 명명한 이 후보는 이날 “이순신처럼 한 사람의 유능한 리더가 세상을 흥하게도 할 수 있다”며 “국민을 위해서 일할 확실한 역량을 갖춘 후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남 창원에서 “오늘부터 남해안을 따라서 유세하는데 ‘이순신의 길’이라고 이름을 붙였다”며 “매우 유능한 장수였는데 전쟁 도중에 모함을 당해서 죽을 뻔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전투에서 사망했는데 선조가 전쟁이 끝나고 등급을 낮춰서 훈장을 주려고 하다가 한참 후에 일등 공신 비슷한 걸 줬다. 엄청나게 미웠던 게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마지막 해전에 퇴주하는 적선들을 쫓아가며 싸우다 죽었던 것은 승전하고 난 다음에 자신의 운명이 생각나서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게 내 생각”이라고 덧붙이며 ‘정치 보복’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지금도 그러면 안 된다. 왼쪽이 있으면 오른쪽이 있는 거고 음지가 있으면 양지, 산이 높으면 그만큼 골이 깊은 것 아닌가”라며 “‘내가 모든 권력을 갖겠다, 민주당 야당 다 없애버리겠다, 이재명 없애겠다’ 이러면 정치가 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순신 장군이 똑같은 판옥선, 똑같은 조선 수군을 데리고 연전 연승해서 조선을 구했던 것처럼 지도자의 능력에 따라 나라가 흥하기도 망하기도 하는 것을 우리는 최근 3년 동안 직접 봤다”며 “똑같은 성남시인데 (이재명이) 같은 공무원, 같은 재정 여건 하에서 전혀 다른 시를 만들어서 우리 거제 시민들도 성남시를 부러워한 일이 있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제 나라 살림을 맡겨주면 백만의 공무원들과 함께 전혀 다른 대한민국, 전혀 다른 이 나라를 확실하게 보여주겠다”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해양수산부와 해운사 HMM 부산 이전 등 지역균형발전 공약을 앞세우며 표심에 호소했다. 그는 이날 부산을 찾아 “여러분 산은 부산 이전 때문에 속 많이 끓이지 않나”라며 “부산으로 이전하면 좋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이 한쪽이 원한다고 일방적으로 막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의대 2000명도 밀어붙여서 나라를 이렇게 만드는 추진력 있는 분인데, 부산으로 산은을 옮기는 것이 가능 했으면 바로 했을 것”이라며 “우리도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 서울의 한국은행, 산업은행, 주택은행 싹 다 부산으로 가져다주면 좋겠는데 그게 되나”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정치는 실현가능한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이행함으로써 검증받고 재신임 받는 것”이라며 “선거에 나가면 실현 불가능한 약속을 안 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보고 자꾸 ‘아니 뭐 나중에 못하면 할 수 없지, 부산 산업은행 이전해 준다고 해, 부산 시민들이 원하잖아’ 하는데 제가 불가능한 약속 속여서 할까”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북극 항로가 열리기 전에 준비를 하려면 일단 해운 회사들이 들어와야 할 것 아닌가”라며 “정부가 직접 지원해서 그 전·후방 산업들도 키워야 한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해운회사 HMM도 부산으로 옮겨오겠다”고 공언했다. 이 후보는 “물론 민간 회사라 쉽지는 않지만 정부 출자 지분이 있기 때문에 마음먹으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회사를 옮기는 데 가장 큰 장애 요인은 그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인데 일단 그 직원들이 동의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이날 “목표는 압도적 승리가 아닌 ‘반드시 승리’“라며 지지층 결집에도 나섰다. 그는 이날 경남 창원에서 “투표해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며 “세 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꼭 3표씩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부 두 표, 그걸로는 부족하다”며 “이번 선거는 후퇴할 것인지 전진할 것인지, 망할 것인지 흥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분수령 같은 선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후보는 15일에는 전남 광양·여수·순천·목포를 돌며 민주당 텃밭인 호남 집중유세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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