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8일 전북 익산에서 60대 어머니와 20대 딸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가 밝혀지면서 비극의 전말이 일부 드러났다.
19일 전북경찰청과 익산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께 모현동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A씨가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당시 몸에 작은 쪽지와 집 열쇠를 지니고 있었는데, 해당 쪽지에는 ‘먼저 하늘나라로 간 딸이 집에 있다’고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경찰이 사고 장소에서 약 600m 떨어진 A씨 거주 아파트를 확인하자 그의 딸(20대)의 시신이 발견됐다. 딸 역시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힘겨웠던 삶에 대한 내용 등을 문서 형태로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문서 작성 시점이 지난 3월 말인 점으로 미뤄 딸이 이 무렵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A씨는 50일 전 먼저 세상을 떠난 20대 딸의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홀로 아픔을 견디다 끝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모녀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매달 120여만 원을 지원받았으나 지난해부터는 긴급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주거급여 20여만 원을 뺀 100만 원 상당의 의료·생활 급여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녀 모두 병을 앓고 있어 매달 상당액의 병원비가 필요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망 경위가 비교적 명확한 A씨를 제외하고 딸에 대해서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투병 중인 모녀가 여러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며 “사고와 무관한 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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