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600년 된 역사적 건축물이 보수공사를 마친 지 1년 만에 무너져 ‘부실시공’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인 19일 오후 6시 30분쯤 안후이성 츠저우시 펑양현에 위치한 문화재 ‘명중도 고루’의 지붕 기와가 대거 붕괴됐다.
SNS에 퍼진 영상에는 기와가 마치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며 거대한 먼지 구름을 일으키는 장면이 담겼다. 당시 현장을 지나던 보행자들은 급히 몸을 피했고,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펑양현 문화관광국은 이날 공식 통지문을 통해 “사건 발생 후 문화재 관련 부서가 현장에서 인파를 즉시 대피시켰으며, 보안 장벽을 설치해 현장을 통제했다. 부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중국 현존 최대 규모의 누각형 구조물 중 하나인 ‘명중도 고루’는 명나라 태조 주원장이 고향인 ‘펑양’을 수도로 삼을 계획을 세우며 1375년에 건립한 역사적 건축물이다. 청나라 시기에 돌로 만든 기단을 제외하고는 모두 소실됐고, 1995년 상부 건물이 재건됐다.
하지만 재건 이후에도 2017년부터 기와가 추락하고 처마가 산발적으로 손상되자 2003년 9월 수리 사업에 돌입, 지난해인 2024년 3월 보수를 완료했다. 해당 수리 사업의 계약금은 약 340만 위안(한화 약 6억5000만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15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기와 대부분이 무너지면서 '엉터리 시공', '예산 낭비'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부실시공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한편 펑양현 문화관광국장은 "해당 건축물은 1995년 재건 당시 안후이성 문화재국에서 승인받지 않은 '불법 건축물'"이라며 "기단은 문화재이지만, 상부 건물은 문화재가 아니다"라는 해명을 해 오히려 성난 여론에 불을 지폈다
현재 당국은 누각 주변을 봉쇄하고 전문가를 투입해 정확한 붕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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