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쓰이던 이모티콘이 세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젊은층이 이모티콘을 새로운 언어로 받아들이며, 기존 세대와는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뉴욕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은 “디지털 기술과 함께 자란 '디지털 원주민' 세대에게 이모티콘은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웃는 얼굴' 이모티콘이다. 따뜻함과 기쁨의 상징으로 쓰이던 해당 이모티콘은 젊은 세대에게 ‘무시’, ‘비웃음’, ‘아이러니’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 30대 이상은 긍정적인 상황에서 해당 이모티콘을 사용하지만, Z세대는 ‘가르치려 들거나 냉소적인 사람’의 표현으로 본다고 한다.
엄지를 치켜세운 이모티콘 역시 마찬가지다. Z세대 사이에서는 ‘수동적 공격성’의 의미로 풀이되는 경우가 많다. 대화를 빨리 끝내거나 무성의한 태도를 보일 때 사용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주로 동의나 칭찬의 의미로 활용하는 윗세대와는 정반대의 해석이다.
또한 기성 세대에게 친근하고 익숙하게 쓰이던 기본 이모티콘은 10대들에게 혐오의 표현이나 마약을 지칭하는 은어로 사용되고 있었다.
미국 가족 지원 단체 지원 사이트 ‘포 워킹 페런트(For Working Parents)’의 창립자 아밋 칼리는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기본 이모티콘들이 Z세대에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뜻을 갖는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 같은 해석 차이는 Z세대가 직장에서 겪는 소통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텔러스 인터내셔널의 2023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Z세대 직원의 74%는 ‘직장에서 자신이 어떻게 인식되는지’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며, 60%는 ‘디지털 상호작용에서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답했다.
딜로이트의 ‘2024 Z세대 보고서’에서도 Z세대 직원의 46%가 정신 건강 문제가 업무 효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중 많은 이들이 정신 건강의 주요 원인으로 ‘불명확한 의사소통’을 지목했다.
'디지털 바디랭귀지'의 저자 에리카 다완도 "윗세대는 이모티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지만, Z세대는 이를 새롭게 정의한다”고 풀이했다.
WSJ 역시 “이모티콘은 그 자체로 하나의 언어가 됐고,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으며, 데일리메일은 “SNS에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자란 이들에게 이모티콘은 시간이 지나며 다른 의미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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