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태양광 모듈 업체 론지솔라의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과잉 생산 여파로 겪고 있는 대규모 적자에 책임을 지고 경영 쇄신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27일 중국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론지솔라는 리전궈 창업자가 이달 23일 사임 보고서를 회사에 제출하면서 법정 대표직과 총경리, 이사회 이사직에서 물러났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리 창업자는 중앙연구소 사장 겸 과학기술관리센터 최고기술책임자로 첨단 기술연구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 총괄은 중바오선 현 회장이 맡게 된다. 리 창업자와 중 회장은 중국 란저우 대학 동문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리 창업자가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후퇴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00년 설립된 론지솔라는 중국의 제조업과 태양광 확대 정책에 급성장했다. 현재는 150개 이상 국가에 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3월에는 미국 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 태양광 모듈 업계의 과잉 생산에 따른 단가 하락 여파로 지난해부터 적자 늪에 빠졌다. 올 1분기에도 적자가 14억 4000만 위안(약 2745억 원)에 달한다. 론지솔라를 포함해 트리나·JA·진코·통위솔라 등 중국 5대 대형 모듈 제조사의 올 1분기 적자 규모는 총 83억 8000만 위안(약 1조 6000억 원)으로 불어나는 등 업계 전체가 심각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중국 태양광 업계는 지난해 말 과잉 생산에 따른 공멸을 피하기 위해 업체별 생산량을 할당하는 방식의 감산에 합의했지만 이후에도 모듈 생산량은 증가 추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 창업자가 당시 업계의 감산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 창업자의 사임이 수익성 악화로 흔들리고 있는 중국 태양광 업계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구나 중국 정부가 내년부터 태양광 산업 확대를 떠받쳤던 보조금을 대폭 축소하는 등 산업 개편안을 시행하면 론지솔라를 포함해 중국 태양광 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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