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주요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가운데 대만의 급격한 증가세가 주목받고 있다. 대만 위생복리부 질병관제서는 27일 지난주 코로나19 외래·응급실 진료 환자가 4만1402건을 기록해 전주 대비 113%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7주 연속 증가세로 전년 동기(2만3555건)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중증 환자와 사망자 급증이 심각한 상황이다. 5월 20~26일 중증 환자는 102명, 사망자는 19명으로 집계되며 올해 주간 통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중증 환자는 432명, 사망자는 66명에 달한다. 사망자 전원이 65세 이상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로 백신 미접종 상태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대만 당국은 단오절 연휴를 앞두고 마스크 착용 권고를 재시행했다. 고령층과 기저질환자의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일반인도 병원·요양기관 방문 시 착용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자는 증상 완화 후에도 최대 5일간 마스크를 써야 한다.
반면 국내 상황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11~17일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100명으로 전주(146명)보다 감소했다. 최근 4주간 입원 환자 수는 100명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누적 입원 환자(1376명) 중 59.3%가 65세 이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 저조가 우려 사항이다. 코로나19 고위험군 백신 접종률은 47.4%에 그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현재까지 국내 발생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나 여름철 유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정부는 인접국 코로나19 증가에 따른 대응 방안을 강화하고 있다. 유행국가 여행 시 감염예방수칙 준수와 입국 시 의심증상 신고를 당부하며, 손씻기·기침예절·다중밀집시설 마스크 착용·고위험군 백신접종 등 기본 방역수칙 준수를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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