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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부실대출 9조 육박…1년새 15% 늘었다

■1분기 신용 손상 대출규모

저신용도 기업 중심 부실 눈덩이

전년보다 7% 불어나 2.9조 달해

가계는 8200억→8700억으로 쑥

원화대출 연체율도 0.53%로 악화





4대 시중은행이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기업·가계 대출 규모가 올 1분기에만 9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경기 둔화에 실물 부진이 금융 부실로 전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신용 손상 대출 규모는 3월 말 현재 8조 739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7조 6181억 원)보다 무려 14.7%나 늘어난 액수다. 시중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됐거나 부도가 발생해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여신을 손상 대출로 분류한다.

부실 증가세는 기업대출이 컸다. 올 3월 말 기준 4대 은행이 손상 처리한 기업대출 규모는 5조 8398억 원으로 전년(5조 103억 원)에 비해 16.6%나 불어났다. 이들 은행이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본 가계대출 역시 2조 8996억 원으로 1년 새 11.2%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경우 저신용자를 중심으로 부실이 급격하게 불어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내부적으로 대출 건전성을 신용도에 따라 5개군으로 분류한다. 이 중 네 번째와 다섯 번째군에 속하는 기업의 1분기 손상 대출 규모는 2조 9561억 원으로 전년 대비 6.6%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도 8203억 원에서 8746억 원으로 늘어났다. KB국민은행은 기업여신의 경우 신용등급이 ‘B-~CCC’를 네 번째, ‘CC 이하’를 다섯 번째군으로 분류한다. 가계는 11등급 이하가 네 번째군, 12등급 이하가 다섯 번째군에 속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내수 부진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 신용이 악화하면서 은행들이 회수 불능으로 본 대출채권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저신용자 이외에 고신용자를 포함한 KB국민은행의 전체 손상대출 규모는 1분기에만 3조 9088억 원에 달한다. 1년 전보다 7.2% 늘어난 액수다. 신한은행에서 손상됐다고 본 기업·가계 대출채권 액수 역시 같은 기간 1조 4521억 원에서 1조 5794억 원으로 8.8% 증가했다.

특히 우리은행에서는 이 액수가 1년 전보다 42.2% 늘어난 1조 7241억 원으로 조사됐다. 기업대출에서 손상됐다고 판단한 대출채권 장부금액이 같은 기간 7435억 원에서 1조 1685억 원으로 57%나 급증한 영향이다. 하나은행 역시 손상 인식한 기업·가계 대출 액수가 16.8% 늘어났다. 한 회계법인 임원은 “일반적으로 은행이 대출채권에서 손상으로 인식하는 액수가 늘면 경기 상황이나 각사 재무 측면에서는 좋지 않은 신호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연체율에서도 드러난다. 3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0.53%를 기록했다. 동월 대비로는 2016년(0.63%)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내수 경기 악화로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중소기업·자영업자 및 일반 가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소기업 연체율은 0.76%로 전체 원화대출과 마찬가지로 9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의 경우 0.71%를 나타내며 3월 기준으로는 2013년(0.76%)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3월 가계대출 연체율도 0.41%로 동월 대비로는 2015년(0.48%) 이후 최고다.

금융계에서는 ‘실물경기 악화→금융권 부실 리스크 증가→거시경제 부담 증가’의 악순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의 경기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올 3월 말 기준 98.8로 11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시중은행에서 리스크 흡수 여력이 충분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한국 경제 저성장까지 겹치는 상황이라 방심하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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