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장타자 중 한 명인 황유민은 US여자오픈 개막에 앞서 현장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서는 장타자로 통하지만 여기서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그건 겸손한 발언이었다.
29일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의 에린 힐스 골프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첫 날 황유민은 평균 드라이브 거리 통계에서 269.2야드를 날렸다. 전체 156명 중 7위에 해당하는 거리다. 작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장타 1위에 올랐던 다케다 리오가 황유민 바로 밑인 8위(268.7야드)를 기록했다. 이 장타력을 바탕으로 황유민은 이글 1개와 버디 2개 그리고 보기 1개를 섞어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7위에 자리했다. 성적 순위도 7위, 장타 순위도 7위다. 그린적중률에서는 18개 홀 중 16개를 적중해서 89.00%로 2위에 올랐다. 5번 홀(파5)에서는 두 번 만에 그린 위에 공을 올린 뒤 4m 이글을 잡기도 했다.
황유민보다 더 멀리 공을 보낸 한국 선수가 2명이나 된다. 평균 282.4야드로 첫 날 3번째로 멀리 날린 유현조와 평균 278.3야드를 보내고 4번째 순위에 오른 윤이나다.
한국 선수 3명이 첫 날 드라이브 거리 10위 이내에 드는 K골프의 매운 장타를 선보인 것이다.
윤이나도 황유민처럼 파5홀 ‘퍼팅 이글’을 잡았다. 10번 홀에서 보기로 시작한 윤이나는 12번(파4)과 13번 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언더파로 진입했다. 이어 14번 홀(파5)에서 두 번 만에 공을 그린 위에 올린 뒤 1m 남짓 거리에서 이글을 노획했다. 초반 무서운 기세를 올렸던 윤이나는 3언더파까지 치고 올랐으나 이후 버디 2개와 보기 4개를 곁들여 1언더파 71타 공동 19위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유현조는 한국 선수 중 최고 장타를 뽐냈지만 버디 2개, 보기 3개로 1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59위에 머물렀다.
현재 LPGA 투어 최고 장타자인 줄리아 로페즈 라미레즈(스페인)가 이날 298.1야드로 가장 멀리 날렸고 유해란과 김아림도 각 18위(265.1야드)와 19위(264.6야드)의 장타력을 과시했다.
이날 깊고 질린 러프로 무장한 에린 힐스는 6명에게 선두를 허용하면서 치열한 우승 다툼을 예고했다.
대한민국의 김아림과 임진희, 미국의 노예림과 에인절 인, 일본의 다케다 리오 그리고 최고 장타를 과시한 라미레즈가 나란히 공동 선두(4언더파 68타)에 나섰다.
한국 선수는 8명이 언더파를 치고 우승 다툼에 뛰어 들었다. 전지원이 2언더파 70타 공동 12위에 자리했고 최혜진, 노승희, 마다솜도 1언더파 71타를 치고 공동 19위에 올랐다. 이븐파 72타를 친 전인지가 공동 34위를 기록했고 고진영은 유현조, 이일희와 함께 1오버파 73타 공동 59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반면 세계랭킹 ‘빅3’는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다. 세계 1위 넬리 코르다(미국)는 공동 34위(이븐파 72타)로 평범하게 시작했고 세계 2위 지노 티띠꾼(태국)은 공동 89위(3오버파 75타)에 머물러 컷 통과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세계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도 공동 59위(1오버파 73타)로 인상적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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