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일 “대통령에 당선되면 가장 먼저 ‘경제 상황 점검’을 지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지금은 개혁보다 더 급한 것이 민생·경제 회복”이라며 보수 진영의 ‘정치 보복’ 프레임에 선을 그었다. 다음 정부는 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임기를 시작해야 하는 만큼 정치적 유불리보다 실용성을 앞세우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도 성남시 성남주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고 모방하는 가짜 성장이 아니라 체질을 완전히 바꿔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진짜 성장’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성남주민교회는 이 후보가 2004년 성남시립의료원 설립 문제로 수배된 뒤 이곳에 은신하면서 정치 도전의 꿈을 처음 가졌던 장소다.
이 후보는 통합과 실용을 강조하면서 국민의힘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립각을 세웠다. 이 후보는 “통합은 대통령의 제1 책무”라며 “지지자와 비지지자를 구별해 증오나 혐오를 하게 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수도권에 집중된 현장 유세에서도 “빨간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배제하지 않고, 파란색이라 해서 특별한 혜택을 드리지 않을 테니 여러분도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아 달라”며 통합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인사 기준에 대해서도 평소 언급해온 능력·청렴·충직함을 재차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인사) 배제 기준은 두지 않을 생각”이라며 “그가 살아온 과정이나 가치보다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에 중점을 두려 한다”고 말했다. 이념보다는 실력 중심의 인사를 하겠다는 의미다. 아울러 “저는 국민 속에서 호흡하지 않으면 질식할 수밖에 없는 특이한 정치 존재”라며 “제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국민과 더 많이 직접 소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집권 시 당정 관계도 “수평적으로 진지하게 일상적으로 해나갈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과 좋은 의견과 경험을 나누는 게 국정의 실수 가능성을 줄이는 방법이다. 가능하면 당의 자원을 최대한 국정에 함께 쓸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취임 초기 국정 공백의 장기화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직 의원들을 대거 내각 기용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대통령 탄핵으로 이번 대선이 ‘보궐 선거’로 치러지게 된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며 마지막까지 지지층 결집에 애썼다. 이 후보는 서울 강북구 유세에서 “이번 선거는 내란을 극복하고 내란 세력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하는 선거”라며 “내란수괴와의 단절을 입에 올리지 못하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국민의 선택을 다시 받게 된다면 윤석열이 상왕으로 되돌아와 나라를 다시 지배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그들의 복귀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단 한 표라도 반드시 이겨서 그들에게 엄중한 역사적·형사적·정치적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며 “총알보다 강한 투표용지로 우리의 운명과 자식들의 미래, 이 나라 운명이 결정된다. 진정으로 공정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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