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3일 오후 8시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2%포인트 넘는 격차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제친다는 결과가 나오자 국민의힘 중앙당사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흘렀다. 국민의힘이 기대했던 골든크로스를 크게 벗어나자 일부 당원은 고개를 떨구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출구조사 발표 10분 후부터는 개표 상황실을 떠나는 당 지도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만 안철수 공동선대위장만이 출구조사 발표 후 2시간이 넘도록 자리를 지키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안 위원장은 자정이 되도록 말 없이 개표 상황을 중계하는 TV 화면을 응시하거나 간간이 옆자리에 온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과 조용히 대화를 나눴다. 선관위 관계자들이 자리를 들락날락 하는 상황에서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안 위원장은 당 대선 후보직을 놓고 김 후보와 경쟁 관계였지만 후보 확정 이후 유세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도우며 ‘예전과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고 김 후보를 중심으로 한 원팀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연이어 내며 김 후보와 자주 동행 일정도 함께 했다. 함께 있던 나경원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마지막까지 조용히 결과를 기다려보겠다"고 했지만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지지자들과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모습을 통해 향후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의도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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