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 대외원조를 축소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고전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사실상 해체되면서 저개발국에 대한 의약품 지원을 위한 발주가 중단돼 관련 업계 실적도 주저앉고 있다.
USAID는 연간 예산이 428억 달러(62조 4000억 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개발협력 기구다. 지난해 미국의 해외 원조 금액 610억 달러(약 83조 원) 중 절반은 USAID를 통해 지원됐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대대적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신풍제약은 지난해 USAID에 100억 원 규모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공급했지만 올해는 상반기가 거의 다 지나도록 주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신풍제약은 2019년 7월 USAID와 계약을 체결해 아프리카 등 USAID가 지정한 곳에 피라맥스를 공급해왔다. SD바이오센서는 2020년부터 USAID와 말라리아 신속진단키트 등의 공급 계약을 맺고 의약품 공급을 해왔지만 올해는 일부 품목의 공급이 보류됐다. 또 USAID로부터 에이즈 치료제 '테믹시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던 셀트리온 역시 올해 USAID를 통한 조달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USAID를 대신할 빌게이츠재단 등 민간 기관 등을 통한 의약품 조달을 검토하고 있지만 예년 수준에 미치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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