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관련 업계에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칩 시장은 2024년 2790만달러(약 380억원)에서 연평균 93% 성장해 2029년에 7억4000만달러(약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 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 최상의 화질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유기물 기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달리 산소와 수분에 강한 무기물 기반이어서 내구성이 뛰어나고 이른바 '번인'(화면 잔상) 현상에서 자유롭다.
가정용과 산업용으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고 베젤(테두리)이 없는 모듈러 방식이어서 다양한 공간에 적합한 형태, 크기, 비율로 화면을 맞춤 제작할 수 있다.
단점은 비용과 생산성이다. 제조 단가가 비싸고 공정 난도도 높아 시장 개화와 대중화가 지연되고 있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크기의 LED 칩 수십만개를 글라스 기판 위 원하는 위치에 정확하게 배치해야 하는 높은 생산 난도 탓에 출고가가 높다. 삼성전자(005930)가 출시한 초대형 마이크로 TV의 경우 판매 가격이 1억원을 넘어 아직 소비자에게 진입 장벽이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고 제조 비용 최적화 작업도 이어져 관련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마이크로 LED 시장을 이끄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비용 개선이 계속되고 있다"며 "제조 공정을 단순화하면 수율을 높이고 이음매(연결 부위) 수를 줄이면 조립 단계를 줄여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중국산 저가 LCD 공세, OLED 투자 속도전, 미중 관세전쟁 등으로 커지는 불확실성 속에 마이크로 LED는 국내 전자업계의 미래 먹거리로도 주목받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066570)는 마이크로 LED 제품을 미래 전략 제품으로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초 'CES 2018'에서 세계 최초 마이크로 LED TV인 '더 월'을 공개했으며, 이듬해 상업용 제품을 출시하며 마이크로 LED를 상용화했다. 이어 2023년 처음으로 소비자용 89형 마이크로 LED TV를 출시한 데 이어 101형, 114형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작년 1월에는 'CES 2024'에서 세계 최초로 투명 마이크로 LED 시제품을 공개하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LG전자는 2020년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LG 매그니트'를 처음 출시한 데 이어 리테일 매장, 회의실 등 기업간거래(B2B)용으로 주로 제품을 선보여왔다. 올해 2월에는 미국 뉴저지에 있는 LG전자 북미 사옥에 매그니트로 구축한 영상 콘텐츠 제작용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를 여는 등 활용 분야를 넓히고 있다.
마이크로 LED는 아직 소형화와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과제가 있지만, 성장 잠재력이 높고 기술 개발이 진전하고 있어 적용 분야 확대가 기대된다.
특히 고화질을 요구하는 확장현실(XR) 기기 같은 웨어러블 기기와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마이크로 LED 채택이 증가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한다.
트렌드포스는 "인공지능(AI)이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 기기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스마트 주행 생태계가 첨단 차량용 디스플레이 수요를 늘리면서 이 두 분야가 향후 마이크로 LED 시장의 주요 두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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