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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는 아름다워야 한다 [로터리]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이제 고속도로는 빠른 길이라는 이유만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인구는 줄고 차량 증가도 정체 상태다. 고속도로는 국도·지방도에 비해 빠른 주행 환경과 안전 편의 시설을 제공하지만 교통 정보 제공 기술의 발전으로 운전자의 이동 경로 선택 폭이 넓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료 도로로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분명한 차별성과 고유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그 해답은 ‘아름다움’에 있다.

아름다운 경관은 더 이상 부가적 요소가 아니다.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로를 선택하게 하는 강력한 요인이다. 또 도로의 품격을 높이고 지역의 관문으로서 중요한 관광 자원이 되기도 한다.

한국도로공사는 1990년대 이후 ‘푸른 고속도로 가꾸기’ ‘로화수(路花樹) 1000 프로젝트’ 등 경관 개선 사업을 꾸준히 펼쳐왔다. 최근에도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기 위해 도로변·나들목 등에 꾸준히 꽃과 나무를 심고 있다. 봄이면 벚꽃·산수유가 장관을 이루고 여름에는 무궁화가 100일간 피어난다.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까지 도로는 계절을 품은 전시장이 된다. 대표적으로 경부고속도로 신탄진휴게소 벚꽃·개나리 꽃길,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나들목 벚꽃길은 봄꽃 명소다.

도로변 야생화 화단도 운전자의 눈을 즐겁게 한다. 개화 시기가 다른 30여 종의 야생화를 심어 계절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경관은 운전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졸음 운전 예방 등 안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고속도로는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도로공사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경계 지역에 해당 지역을 상징하는 수목을 심고 조형물과 안내표지도 설치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0개 지자체와 함께했으며 올해는 17곳으로 확대 중이다. 또 ‘고속도로 공공 디자인’을 통해 국민의 상상력이 담긴 아이디어를 실제 도로 공간에 구현하고 있다. 주요 성과로는 성남 톨게이트 캐노피 개선, 졸음 쉼터 시설물 개선 사업 등이다.

이처럼 지역성과 공공 디자인을 융합한 경관은 문화 콘텐츠로서 주민과 운전자 모두에게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특히 국민이 상상하고 전문가가 설계하며 공공이 실현한 도로 경관은 관광 유인은 물론 지역 소비 진작 등 경제적 파급력도 갖는다. 동시에 조경·디자인 분야의 일자리 창출, 지역 예술인의 참여 확대 등 문화 경제 생태계로도 확장되고 있다.

아름다운 경관 조성과 지역 맞춤형 디자인은 단순한 미관을 넘어 환경·사회·지배구조( ESG) 경영의 실천이기도 하다. 도로공사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환경보호, 사회적 책임, 지속 가능성을 아우르는 고속도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실제 생태 통로와 태양광 시설 등 친환경 설계 및 기술이 접목된 고속도로는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인프라 모델이 되고 있다. 유휴 부지를 활용한 미세먼지 저감 숲 조성, 지역 특성 반영 요금소 디자인 등도 ESG 경영의 사례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기반 ESG 실천이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확산하고 민간 분야의 친환경 경영 전환을 유도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고속도로가 국민에게 선택받으려면 감성적 차별화를 이뤄내야 한다. 앞으로도 도로공사는 고속도로를 ‘머무르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경관 혁신과 ESG 경영에 매진할 것이다. 그것이 국민 모두를 위한 투자이며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지속 가능한 미래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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