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이 올해 전세계 경제 성장률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2.3%로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영향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10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높아진 무역 관련 긴장과 정책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2025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연초 발표한 2.7%에서 0.4% 포인트 내린 2.3%로 조정했다.
전세계 성장률 2.3%가 현실화할 경우 2008년 이래 최저치다. 세계은행은 전세계 경제 주체 70%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글로벌 경기침체는 예상되지 않지만 향후 2년간의 경제 전망이 현실이 되면 2020년대 첫 7년간의 평균 경제 성장은 1960년대 이래 최저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발도상국들의 성장률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올해 개발도상국 거의 60%가 성장률 둔화를 겪으며 평균 3.8%의 성장률을 기록한 뒤 2026년과 2027년에 걸쳐 평균 3.9%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5%대를 기록했던 개도국들의 2010년대 성장률에 비해 1%포인트 이상 떨어진 예측치다. 올해 초 예측한 개도국 성장률(4.1%)에 비해서도 0.6%포인트 내린 수준이다.
아울러 저소득 국가들은 올해 5.3%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세계은행은 예측했다. 역시 올 초 대비 0.4%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한국이 포함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올해 성장률은 4.5%로 둔화하고, 2026∼2027년에 걸쳐 4%로 더 내려갈 것으로 봤다. 글로벌 물가상승률 예상치 역시 관세의 영향을 감안해 올해 평균 2.9%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된 미국의 관세 문제가 해결될 경우 성장률은 빠르게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은행은 "주요 경제국들이 무역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면 글로벌 성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며 "현재의 무역 갈등이 해결돼 5월 말의 관세 수준을 절반으로 낮춘다면 2025년과 2026년 글로벌 성장률은 평균 0.2%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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