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불황에도 재구매 느는 이곳…'고객 잠그는' 데이터가 경쟁력

■맞춤안경 전문 '브리즘'

얼굴 형태 기반 시력변화까지 추적

이용자 누적 재구매율 81% 달해

■육아용품 전문 '코나바이에린'

자체 예측으로 필요한 물량만 제작

리뷰후 개선점 신제품에 적극 반영

지난해 5월 서울 성동구의 브리즘 본사를 방문한 후안 알카세르(왼쪽 첫번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HBS) 석좌교수가 박형진(왼쪽 두번째) 브리즈 대표, 성우석(오른쪽 첫번째) 대표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브리즘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창업 혁신 연구 사례로 선정된 개인용 맞춤 안경 브랜드 ‘브리즘’의 핵심 경쟁력은 방대한 얼굴형 데이터에 있다. 2017년 창업 이후 18가지 지표로 분석해 고객 얼굴 형태에 대한 다각적인 데이터를 확보한 것이 자산이 됐다. 브리즘에서 안경을 맞추는 고객 열 명 중 일곱명 이상은 AI 기반 추천 서비스로 고른 안경에 만족감을 표했다.

11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침체와 투자 위축 국면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기업들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고객과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소비자 직거래(D2C)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니즈에 맞춰 제품을 고도화했다는 점이다. D2C 모델의 경우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채널을 구축해 운영, 제조, 생산, 소비자 관리(CS), 마케팅 등 전체 밸류체인을 자체 데이터로 고도화해 ‘기초 체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시에 고객의 정보와 직결되는 ‘퍼스트 데이터’를 확보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한 고객이 브리즘의 얼굴 스캔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브리즘


해외 진출에도 데이터는 경쟁력


맞춤안경 전문 스타트업 브리즘은 고객의 시력 데이터와 입체적인 얼굴 형태를 기반으로 안경을 맞춤 설계하고 이후 시력 변화까지 추적하는 ‘비전 리포트’를 제공한다. 고객의 생애 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다 보니 강력한 ‘록인 효과’를 이끌어 브리즘 이용자의 누적 재구매율은 81%에 달한다.



육아용품 브랜드에서 출발한 ‘코니바이에린’도 D2C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8% 상승한 50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해외 매출 비중은 60%에 달한다. 창업 초창기부터 D2C 모델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는 해외 진출에 맞춰 스케일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먼저 자사몰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자체 예측으로 필요한 물량 만큼 제품을 생산해 재고를 최소화했다. 해외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고객 리뷰를 직접 모니터링해 제품에 대한 개선점을 다음 개발에 반영하면서 제품을 고도화했다. 또 베트남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자체 생산 관리 프로세스를 통해 원단과 부자재 관리와 봉제 품질 관리까지 전 과정을 내부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그 결과 글로벌 진출에서도 D2C 모델을 중심으로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애슬레저 전문 기업 젝시믹스 역시 초기부터 D2C 모델을 채택해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 20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지난해 동남아 국가의 D2C 채널을 통한 판매액이 전년 대비 77% 늘어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가 돋보인다. 레깅스 외에 골프웨어, 남성복, 비즈니스 캐주얼 등으로도 제품군을 다각화하는 데 자체 확보한 고객 데이터 가 큰 역할을 했다.



고객 확장에도 경쟁력


글로벌 마케팅 플랫폼 SAP 이마시스에 따르면 글로벌로도 D2C 시장은 지난해 1629억 달러에서 2033년 5951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D2C 브랜드들은 고객 확장성에 강점이 있다. 미국의 맞춤 안경 브랜드 와비파커의 경우 고객에게 다섯 가지 안경테를 무료로 배송해서 체험 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홈 트라이온(Home Try-on)’ 프로그램을 채택했는데 10% 미만의 낮은 반품율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가족 구성원의 구매율도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최근 몇년 새 자녀의 안경을 맞출 때 브리즘을 첫 안경으로 삼는 부모들도 늘어나고 있다. 3년 전 자녀의 첫 안경으로 브리즘을 선택한 안모씨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얼굴형도 계속 변하는데 브리즘은 이에 맞춰서 안경을 제작해줄 뿐만 아니라 교체할 때마다 달라진 얼굴형을 반영해준다”며 “가격이 비싸도 브리즘을 선택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 투자 업계 관계자는 “D2C는 데이터를 핵심 자산으로 활용해 독보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앞으로는 AI를 활용한 개인화 역량을 고도화하고 연구개발, 생산, 마케팅 등 밸류체인을 내재화해 고객 경험 개선에 힘을 쓰는 데서 경쟁력이 갈릴 것"이라고 짚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