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재계의 첫 회동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올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대한 강한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그동안 각종 정치·사회 현안으로 정부의 APEC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잇따른 가운데 이번 만남을 계기로 민관 협력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최 회장은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 대통령과 5대 그룹 총수 및 경제 6단체장과의 간담회에서 APEC 정상회의에 대해 “각국의 주요 기업이 활발히 참여하려고 하고 있으며 저희는 1700개 해외 기업을 유치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APEC 회의는 민관이 원보이스로 협력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아주 좋은 플랫폼”이라며 “최근에 대통령께서 미국, 중국, 일본 정상과의 통화에서 APEC 회의 참석을 요청하신 만큼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의 성공을 위해서도 저희는 주요한 빅샷 기업인들을 초청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회동에서 최 회장이 APEC 회의를 먼저 거론한 것은 재계가 새 정부의 국정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새 정부 출범 후 5개월 만에 열리는 APEC 회의는 한국의 국가 위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APEC 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경우 경제 파급효과는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하지만 2023년 열린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처럼 준비 미흡으로 부실 운영 사태가 벌어지면 또다시 국가적 망신을 살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최근 국회에서 APEC 정상회의 준비가 부족하다며 주무 부처인 외교부를 향한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에 최 회장은 정부와 기업이 공조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부각했다. 그는 “정부의 적극적인 초청 및 행사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경제계에서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서 정상회의의 성공과 국가 위상 제고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포함해 주요 국가 정상들을 APEC 회의에 초청하는 등 APEC의 성공적인 개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는 만큼 민관 협력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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